미 신차 67% 전기차로…"현대차, 도요타 잡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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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2032년 신차 67% 전기차로
전기차 전환 가속…글로벌 차 시장 '요동'
1위 도요타, 전기차 비중 0.2% 불과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0년 뒤인 2032년까지 자국내 판매되는 신차의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탄소배출 규제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예상 보다 훨씬 빠른 전기차 전환 속도에 자동차 기업들의 제품 전략도 대폭 수정될 전망입니다.한편으론, 일찌감치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이번 규제 초안이 전 보다 훨씬 강력해진 거라고요.
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우리시간으로 어제 늦은 저녁 새로운 탄소배출 규제안을 게재했습니다.규제안이 전체 산업 또는 기업별로 전기차 비중을 몇 퍼센트로 강제한다고 명시한 건 아닙니다.
단, 2027년부터 판매되는 차량부터 기준을 강화해서요. 기존 2026년 목표치 보다 탄소배출량을 56% 더 줄이도록 규제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이경우 2032년에 미국에서 새롭게 출시되는 소형 차량의 67%, 3.5톤 이상 중형 트럭은 46%까지 전기차(EV)로 전환될 것이란 것이 미 당국의 설명입니다. 사실상 전기차 비중 목표치를 제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입니다.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 50%를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미국 환경보호청의 규제초안 제목이 '청정 운송 미래 전환을 위한 가장 강력한(Strongest) 제안'입니다. 그만큼 이전 보다 더 강력하게 탄소배출을 제한해서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는 알고 있었지만 예상 보다 전기차 전환 목표치가 너무 높은 것 아닐까요 맞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가 1,380만 대 정도인데, 이중 전기차 비중은 5.8%밖에 되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살펴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총 5만 8천여 대의 전기차를 팔았습니다. 미국 전체 판매량(147만 대)의 3.9%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 영향으로 GM이 2위로 올라왔지만 격차가 5천 대 수준입니다. 압도적으로 전기차를 많이 판매하는 기업은 테슬라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를 제외하곤 미국 정부의 요구 수준을 만족시킬 기업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존에 제기한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 목표는 2030년 58%, 기아는 47%입니다.
현대차 목표치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수치이기 때문에 올해 더 늘려잡겠지만 67%는 꽤 부담스러운 수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에게 부담이라는 건데요. 다시 생각해보면 위기를 잘 넘기는 기업이 10년 뒤 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도 있다는 말이 되겠네요.
전문가들도 정확히 그 대목을 짚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강력한 규제들, 예를 들면 IRA나 반도체 지원법의 이면에는 미국의 첨단산업 부흥 의지가 담겨있다고 보지 않습니까.
이번 규제안도 전기차와 배터리 원재료 패권을 움켜쥐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내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습니다.
미국의 정책에 발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이라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죠.
다행히도 전기차와 배터리 모두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크게 늘리는 분야입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 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실적은 37만 대 수준입니다. 10배를 늘리겠다는 거죠.
내연기관에서는 패스트팔로우를 자처하며 몇 십년간 추격했지만 1년에 1천만 대 이상을 파는 자동차 시장 1위 일본 도요타와는 아직 격차가 큽니다.
그런데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한 나머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립니다.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0.2% 정도에 불과합니다. 부랴부랴 올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치로 350만 대를 제시해 이제 막 속도를 내는 상태입니다.
이번 미국 EPA 탄소배출 규제안은 60일간의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됩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일 텐데요. 몇 십년간 굳혀진 시장 판도가 바뀔지 지켜볼 일입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