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형배 복당' 딜레마…'돈 봉투 의혹' 수세 정국도 변수

원내지도부 임기 내 '결자해지' 의지에도 '꼼수·위장탈당' 프레임 부담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탈당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당론 입법을 완수하기 위한 결단을 내세운 만큼 민 의원을 복당시켜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꼼수 탈당' '위장 탈당' 이라는 비판 여론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이다.

여기에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당의 도덕성에 흠집이 난 상황에서 꼭 지금 민 의원을 복당시켜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20일 전격적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됐다. '검수완박법'이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될 것을 대비한 조치였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법안의 전체회의 상정이 가능하단 점에서 '우군' 한 명을 늘리기 위한 방책이었다.

탈당 1년을 맞은 20일 안민석 등 민주당 의원 21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 의원의 조속한 복당을 촉구했다. 이들은 "민 의원 결단이 없었다면 지금도 검찰 개혁에 저항하며 입법권에 도전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 의원은 지금도 누구보다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을 위해 농성을 하고, 민주당의 대여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며 "민 의원을 더는 광야에 외롭게 두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현재 교육위원회에서 민 의원과 함께 활동 중인 강득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지키는 민 의원을 응원한다"며 "그의 복당을 당에 요청한다"고 적었다. 오는 28일 임기를 마치는 박홍근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민 의원 복당 문제를 매듭짓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수완박' 입법을 위해 민 의원이 탈당을 감수해 준 만큼, 복당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결자해지'인 셈이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얼마 전 이 문제가 논의됐다고 한다.

다만 '돈 봉투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이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연일 대야 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민 의원 복당까지 추진한다면 당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민주당 등 야당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교육위원회에서 안건조정위를 구성했을 당시 민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하자 국민의힘 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전원 퇴장한 적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