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던 포백 꺼냈다 참패…토트넘 '임시 수장', 전술 오판 시인

스텔리니 감독 대행 "전반 25분까지 내가 본 최악의 경기"
기존 스리백 대신 포백을 썼다가 경기 시작 21분 만에 5골을 내준 토트넘(잉글랜드)의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이 뉴캐슬전 참패가 자신의 오판 탓이라 시인했다. 토트넘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뉴캐슬과 원정 경기에서 1-6으로 대패했다.

킥오프 1분여 만에 실점한 토트넘은 전반 21분까지 무려 5골을 내주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축구 기록 매체 옵타에 따르면 토트넘은 2019년 12월 맨체스터 시티에 0-8로 참패한 왓퍼드 이후 가장 이른 시점에 0-5로 끌려간 팀이 됐다. 당시 왓퍼드는 토트넘보다 3분 빠른 전반 18분까지 5실점 했다.

풋볼런던 등에 따르면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경기력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경기 시작 후 25분은 내가 본 최악의 경기였다"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이 도입해 팀의 주 전술로 자리 잡은 스리백 대신 돌연 포백을 들고나온 게 패인으로 꼽혔다.
콘테 전 감독은 중앙 수비수 세 명을 두고 측면에 윙백 자원을 투입해 공수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는 방향으로 활용했다.

이와 달리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중앙 수비수를 한 명 뺀 대신 파페 사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키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사르가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조엘린통, 제이컵 머피 등 상대 공격수들에게 내주면서 초반 대량 실점했다.

결국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경기 시작 23분 만에 사르를 불러들이고 다빈손 산체스를 투입해 스리백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기운 전황을 뒤집지 못했다.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팀에 에너지를 더하기 위해 바꾼 전술이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렇다면 내 책임"이라며 "포백을 쓴 게 실책이라면 실책"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수비 불안에 회견 중에는 콘테 전 감독이 후방에 최대 5명의 수비수를 둔 이유를 짐작하냐는 날카로운 질의도 나왔다.

이에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모든 일은 시도하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현 상황을 분석해야 해서 답변하기에는 이르다"며 "이런 경기력을 보이고 나서는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콘테 전 감독 체제에서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달 19일 콘테 전 감독이 28라운드 사우샘프턴과 원정 경기를 마치고 선수·구단을 발언하는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내 경질된 후로는 임시 수장으로 남은 시즌 팀을 수습하는 임무를 받았다.

당시 콘테 전 감독은 "서로를 도우려 하지 않고, 마음을 주지 않는 선수들이 보인다"며 "이게 토트넘의 이야기다.

20년간 구단주가 있었지만 왜 아무것도 얻지 못했나"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1달여 만에 5골 차로 참패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콘테 전 감독의 '문제 발언'이 재차 언급됐다.

이 발언이 타당하다고 보는지 취재진이 묻자 스텔리니 감독 대행은 "오늘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모두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사실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팀의 체계를 바꾼 건 내 결정이니 오늘 일은 내 책임이다. 그게 문제였다"고 자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