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생약, 보고 맡고 만지며 놀아요"…제주 '생약누리'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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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약 전시·체험 복합공간…29일부터 일반에 무료 공개
"꽃봉오리도 약이 되나요?"
"네. 해당화 꽃봉오리는 생약 이름으로 매괴화라고 하는데, 혈액순환 개선 효능이 있어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생약에 대해 공부도 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공간이 서귀포시 중산간 지역에 새로 생겼다.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로 MFDS 국립생약자원관 제주센터 내에 건립돼 29일 일반에 무료 공개를 시작한 생약 전시·체험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가 바로 그곳.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생약 나무'가 관람객을 반긴다.
목재와 전구 등으로 만든 이 조형물은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껍질 등 식물의 모든 것이 생약이 될 수 있음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식물·동물·광물과 미생물 등 자연에서 얻는 자원을 그대로, 또는 가공해서 의약품이나 그 원료로 쓰는 것이 생약'이라는 전시 안내 문구를 읽은 뒤 첫 번째 전시 시설인 '생약의 숲'에 들어서면 곡면으로 된 한쪽 벽면 가득 울창한 숲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타난다.
안내판에 써진 대로 손을 좌우로 뻗거나 손뼉을 치면 동작을 인식해 동물, 식물, 광물 등 생약이 될 수 있는 것들이 화면 곳곳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전시관을 찾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 번씩 손을 뻗어보곤 "곰이 나왔다", "저 식물은 뭐지?"라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생약표본실'을 들어서면 쉽게 보기 어려운 호랑이 뼈, 아시아 대왕자라 등껍질 등의 표본이 나타난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이 재료들은 국제적으로 거래되지 못하기에, 전시품은 모두 이전 소장자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라는 전시관 측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한약재로 익숙한 인삼, 당귀, 감초, 작약 등 생약을 직접 꺼내 만져볼 수도 있다. 한 남성 관람객은 팔각형의 열매 모양 때문에 '팔각'이라 이름 붙여진 생약 서랍을 열고는 "약간 톡 쏘는 냄새가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각회향이라고도 부르는 이 열매의 시키미산 성분은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원료라는 설명도 옆 전시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당과 휴게 시설이 있는 2층을 지나 옥상정원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한라산이, 남쪽으로는 남해와 함께 작은 섬과 오름이 펼쳐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포토존도 마련돼 관람객들은 줄지어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으로 담았다.
건물 밖으로 나와 전시 온실에서 자라고 있는 아열대식물과 재배장에 식재된 묘목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단순한 전시·체험 공간에 그치지 않고 생약자원 확보, 보존, 연구 일선에 서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생약자원관의 일부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식약처는 이곳 제주를 비롯해 충북 옥천, 강원 양구 등 모두 세 곳의 생약자원센터에서 한반도 전체 생약을 관리하고 있다.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생물 자원을 활용할 때 원산지 국가와 이익을 공유하게 한 나고야의정서 채택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의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기 위해 무한 경쟁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생약누리를 방문해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즐기고 생물자원 보존 필요성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꽃봉오리도 약이 되나요?"
"네. 해당화 꽃봉오리는 생약 이름으로 매괴화라고 하는데, 혈액순환 개선 효능이 있어요"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생약에 대해 공부도 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공간이 서귀포시 중산간 지역에 새로 생겼다.
제주 서귀포시 돈내코로 MFDS 국립생약자원관 제주센터 내에 건립돼 29일 일반에 무료 공개를 시작한 생약 전시·체험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가 바로 그곳.
이곳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생약 나무'가 관람객을 반긴다.
목재와 전구 등으로 만든 이 조형물은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껍질 등 식물의 모든 것이 생약이 될 수 있음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식물·동물·광물과 미생물 등 자연에서 얻는 자원을 그대로, 또는 가공해서 의약품이나 그 원료로 쓰는 것이 생약'이라는 전시 안내 문구를 읽은 뒤 첫 번째 전시 시설인 '생약의 숲'에 들어서면 곡면으로 된 한쪽 벽면 가득 울창한 숲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타난다.
안내판에 써진 대로 손을 좌우로 뻗거나 손뼉을 치면 동작을 인식해 동물, 식물, 광물 등 생약이 될 수 있는 것들이 화면 곳곳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전시관을 찾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 번씩 손을 뻗어보곤 "곰이 나왔다", "저 식물은 뭐지?"라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생약표본실'을 들어서면 쉽게 보기 어려운 호랑이 뼈, 아시아 대왕자라 등껍질 등의 표본이 나타난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이 재료들은 국제적으로 거래되지 못하기에, 전시품은 모두 이전 소장자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라는 전시관 측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한약재로 익숙한 인삼, 당귀, 감초, 작약 등 생약을 직접 꺼내 만져볼 수도 있다. 한 남성 관람객은 팔각형의 열매 모양 때문에 '팔각'이라 이름 붙여진 생약 서랍을 열고는 "약간 톡 쏘는 냄새가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팔각회향이라고도 부르는 이 열매의 시키미산 성분은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원료라는 설명도 옆 전시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강당과 휴게 시설이 있는 2층을 지나 옥상정원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한라산이, 남쪽으로는 남해와 함께 작은 섬과 오름이 펼쳐지며 장관을 연출했다.
포토존도 마련돼 관람객들은 줄지어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진으로 담았다.
건물 밖으로 나와 전시 온실에서 자라고 있는 아열대식물과 재배장에 식재된 묘목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이 단순한 전시·체험 공간에 그치지 않고 생약자원 확보, 보존, 연구 일선에 서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립생약자원관의 일부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식약처는 이곳 제주를 비롯해 충북 옥천, 강원 양구 등 모두 세 곳의 생약자원센터에서 한반도 전체 생약을 관리하고 있다.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생물 자원을 활용할 때 원산지 국가와 이익을 공유하게 한 나고야의정서 채택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의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보존하기 위해 무한 경쟁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생약누리를 방문해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즐기고 생물자원 보존 필요성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