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발목잡힌 韓 기업"…무역협회, 與지도부 초청 간담회

'외국인 고용조건 완화'·'미래산업 세액공제 확대' 등 건의
무협회장 "입법기관의 경쟁력이 산업·국가경쟁력 결정한다"
한국무역협회는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초청한 가운데 무역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구자열 무역협회장과 정만기 부회장을 비롯해 반도체장비, 전력·전기 설비 등 분야의 무협 회원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김 대표를 비롯해 박대출 정책위의장, 한무경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강민국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자리했다.

구자열 무협 회장은 "우리 기업은 과도한 노동·환경 관련 규제, 산업 인력 부족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며 "다른 국가들과 동등한 기업환경과 경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입법지원과 규제 철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기술과 산업의 빠른 발전 속도를 뒷받침하는 입법기관의 경쟁력이 곧 산업과 국가경쟁력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정만기 부회장은 올해 1∼4월 뒷걸음질 친 수출의 원인으로 대(對)중국 적자와 반도체 수출 부진을 꼽았다.

정 부회장은 "총수출 중 중국 비중이 올 1∼4월 기준 19.4%까지 하락하는 등 중국이 최대 무역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했다"며 "반도체 수출이 하락하면서 다른 수출산업 기반이 약화한 점도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정 부회장은 수출 부진 해결책으로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현장에서의 생산 유연성을 확대하고 인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외국인 고용 (조건을) 대폭 완화해야 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규제 완화가 수출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말했다.

국가전략기술 등에 적용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를 다른 미래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무협 회원사 대표들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수출 환경에서 국내의 노동·환경·인력 등 분야별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최명배 ㈜엑시콘 회장은 "우수 인력의 의대 선호 현상으로 공대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인력 양성 규모를 현재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섭 일진그룹 부회장은 국내 재생에너지를 원활히 수급하기 위해 국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지속적인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전기요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 확대, 수출 스타트업을 위한 정부 창업 지원 기간 3년 연장 등의 요구도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