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영웅' 한화 김민우, 팀 병살타·실책에도 연패 탈출 선봉

6이닝 비자책 역투로 첫 승…"무조건 연패 끊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프로야구에서 잘 던지던 투수가 흔들릴 때가 있다. 타선이 득점 기회에서 병살타를 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득점 지원을 기대했던 투수는 허탈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제구 난조에 시달리기 쉽다.

수비수가 실책했을 때도 투수들은 무너진다. 주자가 없어야 할 상황이 주자 있는 상황으로 바뀌면 많은 투수가 흔들리곤 한다.

한화 이글스의 토종 선발 김민우(27)는 이런 상황을 한 경기에만 3차례 경험했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다. 한화는 1회 1사 2루, 2회 1사 1루, 3회 2사 2, 3루 기회에서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4회초 공격 1사 만루 기회에선 노수광이, 6회초 1사 1, 2루에선 문현빈이 각각 병살타를 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2회말 수비 1사 1, 2루 위기에선 두산 장승현의 땅볼 타구를 한화 3루수 노시환이 놓쳐 실점했다.

선발 투수가 대량 실점을 해도 이해할 만한 경기였다.
그러나 김민우는 꿋꿋하게 역투를 이어갔다.

김민우는 1회에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고, 3회엔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와 6회엔 연속으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날 김민우는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4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으로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풀어간 멘털이 돋보였다.

침묵하던 한화 타선은 7회에만 8득점 하면서 김민우에게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경기 후 만난 김민우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그는 "연패를 끊어 매우 매우 좋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그는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며 "힘든 경기였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회 노시환의 실책 장면을 묻는 말엔 "시환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우리 수비수들은 실책하면 매우 미안해한다.

그 상황에서 추가 실점하면 시환이가 의기소침해질 것 같아서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의젓하게 밝혔다. 이날 한화는 8-3으로 승리해 6연패 사슬을 끊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