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정권' 시리아, 12년만에 아랍연맹 복귀…회원국 과반 찬성(종합)

일부 회원국 불참…내전·난민·마약 문제 해결 공동 노력 결의
국제 사회에서 학살자로 지목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가 12년 만에 아랍연맹(AL)에 복귀하게 됐다. 7일(현지시간) 아랍뉴스 등 아랍권 매체에 따르면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연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이날 시리아의 연맹 복귀에 관한 표결에서 22개 회원국 중 13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졌다.

아랍연맹의 의사결정은 통상 합의를 통해 이뤄지지만, 사안에 따라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외신들은 몇몇 회원국이 이날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리아 반군 측을 지지한 카타르는 알아사드 정권의 연맹 복귀에 반대해 왔다.

이라크 국영 INA 통신은 외무부를 인용해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들이 시리아의 회원 자격 회복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흐메드 알사흐하프 외무부 대변인은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서 외교 장관들이 시리아의 복귀에 동의했다"며 "이라크는 아랍의 통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알사흐하프 대변인은 역내 안보와 안정을 강화하고, 시리아·수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알아사드 정부의 연맹 복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아랍 뉴스는 이날 합의가 조건부로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아랍연맹 회원국들은 시리아의 복귀를 결정하면서 내전·난민·마약·테러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결의했다.

또 회원국들은 시리아 내전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사우디·레바논·요르단·이라크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시리아 정부도 정치적 방법으로 내전을 종결하고, 마약 밀매·난민·테러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과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시리아의 연맹 복귀 논의는 지난 2월 튀르키예(터키) 강진을 계기로 아랍 국가들이 원조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시리아와 관계 회복에 공을 들이면서 화해 무드가 무르익었다.

당초 시리아의 복귀 문제는 오는 19일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인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사우디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알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는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정부가 강경 진압하면서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시리아에서는 1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면서 50만 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