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탈출 소방수' 수원 김병수 감독 "자신감 회복이 우선"

"급격한 변화는 어렵겠지만 자신감 갖고 나아지는 모습이 중요"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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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꼴찌 탈출'의 숙제를 떠안고 수원 삼성의 새로운 지휘봉을 잡은 김병수(52)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급진적인 변화보다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수원의 8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병수 감독은 8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급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라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병수 감독은 2019년 8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강원FC를 이끌면서 강력한 공격 축구로 '병수볼'이라는 애칭을 얻은 지도자로 지난 4일 수원을 부진에서 구해낼 적임자로 선택받았다.

수원은 이번 시즌 개막 10경기 무승(2무 8패)의 부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귀중한 시즌 첫 승리를 따내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수원은 11위 강원FC(승점 10)와의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진 상태라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에 따라 김병수 감독은 오는 10일 예정된 10위 전북 현대(승점 11)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홈 경기를 통해 '꼴찌 탈출'의 발판을 마련해야만 한다.

김 감독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선수들이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병수 감독과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
▲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팀이 단기간에 변화하기는 어렵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 사령탑 부임 이전에 본 수원의 문제점은.
▲ 이번 시즌 11경기를 치르면서 9골을 넣고 18실점을 했다는 것은 팀의 균형이 깨진 것을 보여준다.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다만 급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

큰 변화가 반드시 큰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훈련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서히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 강원에서 보여줬던 강력한 공격 축구를 수원에서 다시 구현할 수 있나.

▲ 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많은 팬도 있다.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면 미련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전술을 강요할 수 없다.

대대적인 전술적 변화는 쉽지 않지만, 팀의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일단 시작을 해봐야 아는 것인 만큼 천천히 방법을 모색하겠다.

--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 솔직히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다만 누군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칭찬보다는 욕을 더 먹을 것이다.

그게 당연하다.

욕을 먹어도 성장한다면 가치 있는 일이다.

팀 전술은 선수 구성에 따라서 바뀔 수밖에 없다.

팀의 구성원에 맞춰 공격과 수비 전술을 결정해야 한다.

현재 부상자도 많아 경기를 치르는 게 버거울 정도다.
-- 코치진 구성에 어려움은 없었나.

▲ 중도에 부임하다 보니 코치진 구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 선수단을 모르는 코치진으로 구성하면 팀의 정상화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팀에 오래 있었던 주승진 수석코치와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를 유임했다.

또 U-15팀 코치를 맡았던 신화용 골키퍼 코치도 불러올렸다.

--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어떤 당부를 했나.

▲ 선수들에게 우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다.

축구는 전쟁과도 같고, 매번 이길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함께 희비를 느끼는 집단으로 성장해야 한다.

나 역시 부족하지만 그런 쪽에 집중하려고 한다.

-- 선수 보강이 필요할 텐데.
▲ 선수 보강을 하려면 우선 현재 선수단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취약한 포지션이라고 판단되면 그쪽에 집중적으로 보강해야 한다.

구단과 깊게 대화는 안 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 임기가 2024년 말까지인데 목표는.
▲ 계약 기간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팀이 힘든 상황인데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면 계약 기간은 의미가 없다.

-- 10일 전북 현대와 데뷔전을 치러야 하는데.
▲ 아직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는 균형이 필요하다.

그런 쪽에 지혜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 강원FC에서 경질된 감독이 다시 영입됐다는 비판도 있는데.
▲ 그런 비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른다.

한 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것은 아니다.

잠시 잘했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해서 비판을 불식하는 것이다.

--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어떻게 불식할 것인가.

▲ 기본적으로 선수들은 훈련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면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단번에 바꿀 수는 없다.

다만 팀 분위기만큼은 빨리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위기 타파의 비책이 있나.

▲ 솔직히 그런 비책이 있으면 좋겠다.

일단 분위기를 잘 추슬러야 한다.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부담 없이 뛰도록 만들어주는게 감독의 역할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