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총리, 반도체 디커플링 조짐 네덜란드에 "공급망 수호하길"

뤼터 총리와 통화에서 對중국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가능성 견제
중국 고위 인사들이 미국 주도의 첨단 반도체 장비 대중국 수출 통제에 보조를 맞추려 하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적극 설득에 나섰다. 16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통화에서 "네덜란드가 계약의 정신과 시장 원칙, 세계 무역 규칙을 견지하고, 양국 기업의 공동이익과 글로벌 산업망 및 공급망의 원활한 흐름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이 네덜란드를 유럽연합(EU)에서 우선적 파트너로 간주한다면서 네덜란드와 공동으로 각 영역에서의 협력이 끊임없는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은 10∼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뤼터 총리와 회담하면서 "근년 들어 중국과 네덜란드 양측은 상호 존중과 신뢰의 정신에 입각, 협력해서 도전에 대응하고, 전 세계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을 공동으로 확보하며, 양국과 세계 경제에 공헌했다"며 리 총리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안정을 강조했다. 중국 고위 인사들이 네덜란드 총리를 상대로 잇달아 공급망 안정을 강조한 것은 중국을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네덜란드가 참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함께 대표적 반도체 생산장비 강국인 네덜란드는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지난 3월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규제를 여름 이전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대중국 디커플링(공급망에서의 배제)에 동참하려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자 중국은 그 직후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네덜란드가 행정 수단으로 중국 기업과의 정상적인 무역 왕래를 제한하고 간섭하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