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EU 정상회담 비난…"괴뢰들과 안보 품앗이"

"EU 한반도 정책, 균형 상실…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 습관 들여야"
북한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우려를 표한 유럽연합(EU)을 향해 "대결과 적대심을 고취하는 유럽 신사들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국제문제평론가 박명철 명의의 글에서 지난 22일 있었던 한국과 EU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오늘의 EU는 균형성을 완전히 상실한 조선반도(한반도)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미국에 예속된 남조선에까지 구걸 손길을 뻗치며 조선반도 문제에서 불공정하고 편견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와 우크라이나 문제를 뒤섞어놓고 괴뢰들과의 안보 품앗이로 이익을 챙기려는 EU의 타산은 심히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의 대러시아 압박을 추종하다가 초래된 안보 위기를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편승하는 것으로 해소해보려는 어리석은 몽상"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EU는 지금처럼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다가는 미국과 함께 조선반도 긴장 격화의 책임을 고스란히 쓰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통신은 EU 지도부가 비무장지대(DMZ)를 찾고 북한 핵 보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점 등을 짚으며 "그 어떤 독자적 사고와 줏대도 없이 남 흉내만 곧잘 내는 열성 옵서버라는 인식만 굳혀질 뿐"이라고 비아냥댔다.

또 "유럽 위정자들은 우리의 자위력 강화가 지역 평화를 위협한다고 부당하게 걸고 들었다"며 "미국의 편 가르기식 정책을 추종한 나머지 전략적 독자성을 상실한 EU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애당초 우리는 EU에 그 무엇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고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며 "EU는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 습관을 들이는 게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EU 정상회담에서 EU 지도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에 지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