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주' 여성 5시간 조사…"인권 침해" vs "절차상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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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인권위 진정 제기…"사회적 약자 배려한 매뉴얼 필요" 지적 경남 산청에서 임신 8주 차 30대 여성이 5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자 남편이 인권침해라며 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경찰은 절차에 따라 적법한 조사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7일 남편 A씨 등에 따르면 아내인 30대 B씨는 지난 8일 사기 혐의로 산청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조사는 5시간가량 이어졌으며 이 사이 10분 정도 휴식이 3번 있었다. 오후 7시가 되어도 조사가 끝나지 않자 A씨는 태아와 아내 건강이 걱정돼 사무실로 들어가 경찰에게 항의하고 조사를 반강제로 중단시켰다.
앞서 B씨는 2차례에 걸쳐 총 8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이 3번째 경찰 출석이었다.
A씨는 2차 조사 뒤 아내 임신 사실을 알게 돼 3차 조사 직전 수사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조사 도중에도 여러 차례 경찰에게 '아내가 임신했으니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조사를 마친 B씨는 이틀 동안 집에서 안정을 취했지만,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산부인과에서 태아 건강을 체크하고 수액을 맞았다.
B씨는 "조사가 시작되고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이 붉어졌다 창백해졌다 반복했다"며 "경찰서를 나와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배가 너무 고파 밥을 우선 먹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임신부를 5시간 동안 식사도 없이 수사를 강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또 경남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아내 인권이 침해당했다며 수사심의 신청도 했다.
A씨는 "임신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수사관 의식에 대해 철저히 교육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조사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조사 전 임신부라는 사정을 고려해 언제든지 휴식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고지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수사 준칙을 살펴보면 피의자신문 시 총조사는 12시간을, 실제 조사는 8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조사 도중 최소 2시간마다 10분 이상 휴식 시간도 보장해야 한다.
논란이 불거진 뒤 당시 조사 시간 등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B씨 및 동석한 변호사 동의를 받아 조사를 이어갔다"며 "자발적 의사에 의해 조사가 이뤄졌으며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일은 임신부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대비한 경찰 내 피의자신문 특례규정이 미비해 발생한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지승 문일환 대표 변호사는 "경찰이나 검찰 신문 시 조사받는 피의자 입장에서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받기 마련"이라며 "임신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는 더욱 그럴 것이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매뉴얼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7일 남편 A씨 등에 따르면 아내인 30대 B씨는 지난 8일 사기 혐의로 산청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조사는 5시간가량 이어졌으며 이 사이 10분 정도 휴식이 3번 있었다. 오후 7시가 되어도 조사가 끝나지 않자 A씨는 태아와 아내 건강이 걱정돼 사무실로 들어가 경찰에게 항의하고 조사를 반강제로 중단시켰다.
앞서 B씨는 2차례에 걸쳐 총 8시간 30분가량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이 3번째 경찰 출석이었다.
A씨는 2차 조사 뒤 아내 임신 사실을 알게 돼 3차 조사 직전 수사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주장했다. 조사 도중에도 여러 차례 경찰에게 '아내가 임신했으니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조사를 마친 B씨는 이틀 동안 집에서 안정을 취했지만,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아 산부인과에서 태아 건강을 체크하고 수액을 맞았다.
B씨는 "조사가 시작되고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식은땀이 흐르고 얼굴이 붉어졌다 창백해졌다 반복했다"며 "경찰서를 나와 몸을 가누기 힘들었지만 배가 너무 고파 밥을 우선 먹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임신부를 5시간 동안 식사도 없이 수사를 강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또 경남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아내 인권이 침해당했다며 수사심의 신청도 했다.
A씨는 "임신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수사관 의식에 대해 철저히 교육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조사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조사 전 임신부라는 사정을 고려해 언제든지 휴식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것을 고지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수사 준칙을 살펴보면 피의자신문 시 총조사는 12시간을, 실제 조사는 8시간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조사 도중 최소 2시간마다 10분 이상 휴식 시간도 보장해야 한다.
논란이 불거진 뒤 당시 조사 시간 등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B씨 및 동석한 변호사 동의를 받아 조사를 이어갔다"며 "자발적 의사에 의해 조사가 이뤄졌으며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 사건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번 일은 임신부와 같은 특수한 경우를 대비한 경찰 내 피의자신문 특례규정이 미비해 발생한 것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법무법인 지승 문일환 대표 변호사는 "경찰이나 검찰 신문 시 조사받는 피의자 입장에서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받기 마련"이라며 "임신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는 더욱 그럴 것이며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세심한 매뉴얼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