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이강인의 향기가 풍긴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2개 대회 연속 준결승 진출의 대업을 일궈낸 김은중호의 '숨은 영웅' 이승원(강원)이 4년 전 폴란드 대회에서 '최고의 별'로 뽑혔던 이강인(마요르카) 따라잡기에 도전한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5일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8강에서 연장 혈투 끝에 최현석(단국대)의 '헤더 극장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번 승리로 한국 축구는 2019년 대회(준우승)에 이어 2회 연속 준결승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며 'FIFA 주관 남자 대회 첫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했다.
축구는 '득점의 스포츠'다. 화려한 개인기로 골을 넣은 선수들에게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득점의 기틀을 마련해 주는 '숨은 영웅'들의 희생은 드러나기 쉽지 않지만 2019년 대회에서 이 공식은 깨졌고,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4년 전 정정용호의 '막내형'으로 불린 이강인은 중원에서 뛰어난 드리블과 볼키핑 능력으로 결승전까지 2골 4도움의 기록을 남기며 한국이 준우승했음에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이강인은 8강전과 결승전에서 각각 1골씩 넣었는데, 모두 페널티킥 득점이었다.
화려한 필드골 대신 이강인은 4차례 도움으로 한국이 결승까지 오르는 데 훌륭한 밑거름 역할을 했고, 이를 발판 삼아 FIFA 주관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골든볼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그로부터 4년 뒤 '어게인 2019'를 기치로 출범한 김은중호에서 '제2의 이강인'을 노리는 선수가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주인공은 이승원이다. 이승원은 김은중호의 캡틴을 맡아 프랑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골 1도움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온두라스와 2차전에서도 코너킥 키커로 박승호(인천)의 헤더 동점골을 끌어내며 팀의 2-2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그는 에콰도르와 16강전에서도 코너킥으로 최현석(단국대)의 헤더 득점을 도왔고, 또다시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최현석과 호흡을 맞춰 코너킥 도움으로 헤더 득점을 연출했다.
이승원은 1골 4도움을 기록, 4년 전 이강인이 남긴 공격포인트 6개(2골 4도움)에 1개 차로 따라붙었다.
특히 이승원은 김은중호가 따낸 8골 가운데 무려 5골에 관여하며 '숨은 영웅'으로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김은중호는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에서 '빗장축구' 이탈리아와 준결승전을 치러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의 대업을 노린다.
한국이 이탈리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 이승원은 가장 유력한 대회 MVP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다른 4강 대진은 우루과이와 이스라엘의 맞대결이다.
8강전까지 우루과이와 이스라엘 선수들 가운데 2골 이상 넣은 선수는 4명(우루과이 3명·이스라엘 1명) 정도다.
현재 이번 대회 득점 선두는 4강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이탈리아의 체사레 카사데이(첼시)로 6골(페널티킥 2골 포함)을 넣었다.
김은중호가 이번에도 이승원의 공격포인트를 발판 삼아 이탈리아를 넘어 결승에 진출한다면 한국 축구의 2개 대회 연속 대회 MVP 배출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주인공은 이승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