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인공눈'도 온난화 골칫거리…온실가스 대량 배출

"캐나다 스키장, 1만7천가구 연간 에너지 소비량 제설에 사용"

기후변화로 세계 각국 스키장에서 인공눈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막대한 에너지와 물이 필요한 제설작업이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캐나다 워털루대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연구팀은 12일 학술지 '커런트 이슈 인 투어리즘'(Current Issues in Tourism)에서 캐나다 내 스키장들이 제설작업에 연간 1만7천 가구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맞먹는 전기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겨울 산악 여행은 캐나다 관광 산업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현재 캐나다에는 237개의 스키장이 운영되고 있고 연간 270만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모두 1천820만명이 스키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구팀이 이들 스키장에서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물과 에너지,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분석했다.

인공눈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국가 단위에서 연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분석 결과 캐나다에서는 스키장 운영을 위해 연간 4천200만㎥의 인공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4천340만㎥의 물과 47만8천메가와트시(㎿h)의 전력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에너지는 약 1만7천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에 맞먹는 것이며 제설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13만95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캐나다에서는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2050년까지 스키장에서 필요한 인공눈의 양이 현재보다 55~9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캐나다 내 스키장에서 인공눈 때문에 연간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6만2천780㏊ 넓이의 숲이 1년 동안 흡수하는 양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의 기후 변화로 인해 더 많은 제설 작업이 필요해질 것이고 향후 수십 년 동안 평균 스키 시즌이 짧아지더라도 인공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과 에너지양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제설, 나아가 캐나다 스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키장 운영자와 정책 입안자, 환경단체, 스키어들이 협력해 기후변화 관련 과제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포괄적인 정책과 관행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연구자인 워털루대 대니얼 스콧 교수는 "스키 관광의 지속 가능성 보장을 위해서는 시스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여기에는 혁신 수용과 에너지 효율적인 제설 기술에 대한 투자, 물 절약 조치, 재생 에너지원으로의 전환 가속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