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음악극축제 퍼레이드 '빈축'…6차로 막아 극심한 교통혼잡

항의 빗발…3억원 쓰고도 음악극·시 승격 60주년 홍보 미흡

경기 의정부문화재단이 지난 주말 오후 번화가에서 왕복 6차로를 막고 음악극축제 개막식과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가 주변 도로가 극심한 혼잡을 빚어 빈축을 샀다. 운전자 등 시민 항의가 빗발쳤고 노선버스가 우회하려다 길을 잘못 들어 후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는 등 곳곳이 혼란했다.
1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문화재단은 지난 10일 민락 2지구 상권밀집지역 도로에서 음악극축제 개막식과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토요일 오후인데도 도로 1㎞ 구간을 12시간 넘게 통제했다. 낙양물사랑공원 교차로부터 약 500m 구간은 무대를 설치하느라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왕복 6차로를 모두 막았다.

나머지 구간은 퍼레이드를 위해 왕복 4차로 중 편도 2차의 차량 통행을 1시간가량 제한했다.

이런 통제에 교차로와 상가 안쪽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등 장시간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운전자들은 거세게 항의했고 일부 상인들도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노선버스가 우회하려다 교통 통제에 막혀 후진하는 등 행사장과 달리 주변은 어수선했다.

시청 당직실에도 민원 전화가 쇄도했다.
퍼레이드 자체도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의정부음악극축제는 국내외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 전국적으로 인기였다.

음악극 마니아와 시민들은 매년 이맘때면 의정부에서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날 기대에 들뜨고 개막작에 대한 관심도 크다.

세계 최대 공연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 등에 초청됐던 최정상급 해외 작품을 직접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쉽게도 해외 초청작이 빠졌다.

그러면서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을 기념한다며 3억원을 들여 거리 퍼레이드와 개막식을 열었다.

해외 작품 3∼4개를 초청하는 데는 약 2억원이 든다.
거리 퍼레이드에는 시민 대표 60명, 각 동 깃발을 든 시민, 고적대, 풍물단, 태권도팀 등이 참여했다.

축제 공연팀은 27개 팀 중 2개 팀만 참여했다.

통상 퍼레이드는 참가 팀을 소개하는 등 행사 흥행몰이에 활용된다.

그러나 이번 퍼레이드는 음악극 축제 성격과 맞지 않고 의정부시 승격 60주년을 기념하기에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정부음악극축제 거리 퍼레이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과 2012년에도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됐으나 축제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시민 불편 등 민원이 잇따르자 그동안 열지 않았다. 의정부문화재단 관계자는 "퍼레이드 구간을 'ㄱ' 자로 꺾으면서 정체 현상이 빚어지는 등 민원이 많았다"며 "많은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착오가 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