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새바람' 랜들 구스비...'어머니의 나라' 한국서 첫 독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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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구스비 프로필. 사진=빈체로 제공
랜들 구스비 프로필. 빈체로 제공

재일교포 3세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27)가 이달 처음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구스비는 2020년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데카(Decca)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현재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엑스 스트라우스(ex-Strauss)'를 사용하고 있다. 

구스비는 6월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서울 공연에 앞서 20일에는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7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구스비는 바이올린의 대가 이차크 펄만을 사사했으며, 줄리아드 음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은 수재다. 그는 깊고 따뜻한 음색과 말하는 듯 자유롭게 흐르는 음악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뛰어난 음악적 실력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을 재조명하는 등 음악을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랜들 구스비 프로필. 빈체로 제공

2021년 6월 발매된 데뷔 음반인 '루츠(Roots·뿌리)'가 대표적이다. 그는 이 음반에 아프리카계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이 음반을 통해 구스비는 자신을 비롯한 유색 인종 아티스트를 위해 선구자적 역할을 한 선배 아티스트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곡가 플로렌스 프라이스의 작품을 처음 녹음했으며, 흑인 클래식 작곡가의 대부 윌리엄 그랜트 스틸 등의 작품도 담았다.

이번 내한 공연도 색다른 프로그램으로 짰다. 프랑스 여성 작곡가 릴리 불랑제의 두 개의 소품으로 시작해 프랑스-재즈-블루스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라벨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이어 윌리엄 그랜트 스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들려준다. 피아노는 줄리어드 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주 왕이 함께 맡는다. 구스비는 최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런던 필하모닉과의 협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LA 필하모닉을 비롯해 유수의 해외 악단과 협연을 앞두고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