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112팀장 "이태원 골목 위험 몰랐다…기동대 문제 아냐"

"경찰인력 아닌 통행방향 문제"…이임재 전 서장 재판서 증언
이태원 참사로 구속기소된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의 재판에서 기동대 배치보다 위험을 미리 인지해 골목 인파를 내려보내는 게 사고를 막는 데 더 중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2일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현욱 용산서 112상황실 운영지원팀장에게 "사고 발생 골목에서 올라오는 사람, 내려가는 사람의 방향만 설정해줬어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조치하기 어려웠느냐"고 물었다.

정 팀장은 "위험을 인지했으면 조치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고가 난 골목 바로 앞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아니라 평소 사람이 더 몰리는 2번 출구 근처에서 경찰관 8명이 인파를 해산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올라가는 사람의 밀집도를 낮추면 내려오는 사람은 내려오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중에 경향성만 부여했으면 해산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기동대 배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험성을 일찍 인지해 통행 방향을 조정했다면 적은 경찰 인원으로도 인파를 해산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2번 출구의 경우 송병주(52·구속기소) 당시 용산서 112상황실장이 있던 이태원파출소 옥상에서 육안으로도 보이기 때문에 위험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팀장은 핼러윈 축제가 주최 없는 행사라는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지만 '행사'인지 자체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이태원은 교행이 쉽지 않을 만큼 여름, 토요일이면 항상 사람이 많다"며 "그러면 이태원은 토요일, 일요일마다 행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재판이 지연된다는 유족의 지적에도 해명했다. 재판부는 "형사합의부여서 살인 등 강력 사건, 금융 사건, 선거법 등 현재 150여 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월요일은 온전히 이태원 사건에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