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하루 200m 겨우 진격…서방 "격전에 큰 손실" 판단(종합)

동·남부 방어선 뚫는 소모적 공격…"종합적으론 옳은 방향"
러는 우크라 전역에 미사일·드론 쏟아부으며 보급선 차단 시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이 오랜 소모전이 될 듯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방어선을 뚫기 위한 격렬한 전투 속에서도 하루 고작 수백m 정도밖에 진격하지 못하는 고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1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자국군이 동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에서 200∼500m, 남부 자포리자주에서 300∼350m 진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점령지 7곳을 탈환했고, 최소 100㎢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말랴르 차관은 "우리 군은 적의 항공 및 포병이 우세한 상황 속에서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의 방어선 돌파가 쉽지 않다는 점을 시인했다. 서방 고위 관리들 역시 러시아가 대반격으로 무너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이미 "큰 손실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리들은 "러시아군은 잘 준비된 기지에서 촘촘한 방어선을 구축했으며 전술적 방어선 사이에서 후퇴해왔다"며 "이러한 '기동 방어'는 우크라이나군에 도전적 과제이며 공격부대 입장에선 소모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가 수개월에 걸쳐 방어선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도 방어선을 뚫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다만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은) 손실을 보고도 그곳에서 멈추지 않고 밀고 나갔고 진격을 계속했다"며 "결과적으로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말랴르 차관은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물리적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14일에도 주요 반격 방향 가운데 하나인 동부 도네츠크주에 서방이 지원한 155mm 포와 152mm 포로 집중 포격을 가했다. 이어 15일 새벽에도 도네츠크주 주도 도네츠크 서부 지역에 약 20발의 다연장로켓포를 발사했다.

러시아가 2014년부터 병합해 점령 중인 남부 크림반도에는 드론(무인기) 공격을 가했다.

크림공화국의 세르게이 악쇼노프 친러 정부 수장은 15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전날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크림 상공에서 9대의 드론이 포착됐다"면서 "그중 6대는 (러시아)방공전력에 격추됐고, 3대는 전자교란장치에 의해 강제착륙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1대의 드론이 폭발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몇몇 아파트의 창문들이 깨졌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대반격을 방어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14일 러시아는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 등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민간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쳤다.

그 전날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향인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도시 크리비리흐가 공습받아 12명이 숨진 바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뒤이어 15일 새벽에도 오데사, 크리비리흐, 하르키우(동북부)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면서 러시아의 맹렬한 공습 사실을 전했다.

이밖에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남부 헤르손주 주도 헤르손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폭발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남부 방위군 대변인 나타리야 후메뉴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물자보급 체계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데사 공격은 우크라 방어군에 대한 물자지원 영역을 노린것이었다"며 "공격 대상이 물, 소비재 창고였으며 경제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 본부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