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지방간 환자, 간 섬유화 예방하려면 '건강근육' 키워야

근육 질 안좋은 환자군 간 섬유화 위험 2.8배↑…"식단조절·운동 필요"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가 간경변, 심혈관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인 간 섬유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양보다는 '질'에 신경 써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를 위한 비알코올지방간 환자 코호트 구축' 과제를 연구하는 서울대 김원 교수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소화기내과 분야 국제학술지 '소화약리학 및 치료학'(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 인터넷판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대한간학회가 2021년 발표한 비알코올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비알코올지방간질환은 국내 유병률이 20~30%, 발생률이 인구 1천명당 연간 45명에 달해 사회·경제적 손실이 크다.

근감소증이나 골격근량이 적으면 비알코올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근육의 질이 섬유화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는 분명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 292명을 근육질에 따른 근육량(복부 CT로 평가)을 기준으로 4개 군으로 분류해 41개월(중앙값) 동안 간 섬유화 진행 정도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간 섬유화가 진행될 위험도는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이 가장 많은 환자군이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이 가장 적은 환자군보다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이란 근육 내 지방이 쌓여 근육 지방화가 된 경우를 말한다. 근육에 지방이 거의 없는 건강한 근육량과 전체 근육량의 경우 간 섬유화 진행 위험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들에서 근육의 질이 간 섬유화 진행 여부 결정에 매우 중요한 인자라는 것을 직접 확인했고, 간 섬유화 진행에 민감한 환자들을 조기에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비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가 간 섬유화 진행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과 함께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병행해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비알코올지방간질환단계에서 사전에 심혈관질환 합병증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