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교육받은 폴란드 조종사들 "TA-50 저희 기대를 뛰어넘어"

공군 16비행단서 7주 교육비행 마쳐…"기회되면 KF-21도 배워보고 싶어"
"TA-50 항공기는 기동성과 속도, 반응이 매우 빠릅니다. 저희 기대를 뛰어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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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TA-50으로 전투기입문과정(LIFT) 교육을 마친 폴란드 공군 조종사 야체크 스톨라레크(36) 소령은 지난 19일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이 같은 교육 소감을 밝혔다.

스톨라레크 소령 등 폴란드 조종사 4명은 지난 5월 8일부터 7주간 공군 16비행단에서 비행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폴란드로 돌아가 한국에서 구매한 경전투기 FA-50을 조종하게 된다.

폴란드 공군사관학교 출신인 스톨라레크 소령은 미그-29기를 주로 몰았다.

지금까지 1천180여시간 비행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탄 미그-29는 옛 소련에서 미그-21·23을 대체하고자 개발한 전투기로, 러시아와 북한, 냉전 시대 공산권 국가 등 30여개 국에서 운용하고 있다.

그는 교육에 이용된 TA-50 항공기에 대해 "성능은 저희 기대를 뛰어넘었고, 기동성이 기대했던 것보다 좋아 놀랐다"면서 "굉장히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고, 내부에도 계기 정보들이 많아 조종사들이 더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와줬다"고 설명했다.
스톨라레크 소령은 '미그-29를 타다가 TA-50으로 비행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항공기가 가볍고 조작하기가 매우 쉬웠다"며 "폴란드의 지리적 환경에서도 적합한 항공기"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은 소감에 대해 "(한국에서) 우리의 가장 주된 목표는 기종 전환과 새로운 항공기로 비행 기술을 익히는 것이었다"면서 "그렇지만 비행 교육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 한국을 배울 기회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경험과 배운 모든 비행 기술은 폴란드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행 교육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됐느냐는 물음에 "종합적으로 얘기하자면 완전히 다른 비행기로 전환하는 것을 배웠다"며 "T-50, TA-50, FA-50이 차이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FA-50을 조종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기 위한 모든 단계가 중요하고 모든 비행시간이 귀중했다"고 답했다.

스톨라레크 소령은 한국을 떠나게 되는 심경을 묻자 "돌아가서 해야 할 임무들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귀국하고 싶다"며 "돌아가자마자 FA-50 비행 경험도 쌓아야 하고, 훈련도 지속해서 해야 하고, 하루빨리 (후배들을 양성하는) 교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단한 문화를 새로 발견할 수 있었고, 비행뿐 아니라 새로운 것들을 배울 기회들이 많았다"며 "폴란드와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비슷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고, 국가 간 차이보다 공통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에서 교육받은 것은 우리가 처음인데, 한국에 오기까지의 과정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어 솔직히 아무것도 기대할 시간도 없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이후로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국이 초음속 전투기 KF-21을 개발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스톨라레크 소령뿐 아니라 함께 있던 파베우 므워지코브스키(34) 대위 모두 "알고 있다"고 했고, 특히 므워지코브스키 대위는 "KF-21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기회가 된다면 KF-21 조종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폴란드 조종사 교육 교관을 맡은 윤필상 공군 대위는 "국산 전투기의 우수성과 '한국형 비행교육체계'를 수출한다는 마음으로 교육을 진행했다"면서 "언어와 항공기 시스템 차이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우리가 개발한 항공기를 가지고 폴란드의 전장 상황에 유리한 기술을 익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폴란드 조종사 4명은 지난 2월 제1전투비행단에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으로 비행 이론, 공중조작 등 운용 방법 전반에 대해 11주간 교육을 받은 데 이어 16비행단에서 전술입문기 TA-50을 이용해 실전적 전투기술을 연마했고, 오는 22일 수료식을 한다.

이어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이동해 1주간 FA-50 시뮬레이터를 탑승하며 지상에서의 비행 숙달 훈련을 마치고 귀국한다. 폴란드는 지난해 KAI와 FA-50 48대 구매에 대한 이행계약을 체결했고, 이 계약에 따라 공군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폴란드 조종사 총 8명을 교육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