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수치 생일 '꽃달기 운동' 참여 100여명 체포

미얀마 군사정권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78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꽃 달기 운동'에 참여한 주민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에 반대하는 민주 세력은 지난 19일 수치 고문의 78번째 생일을 맞아 소셜미디어를 통해 꽃 달기 운동을 하자고 제안했다. 평소에 꽃을 좋아하고 머리에 꽃 달기를 즐겼던 수치 고문을 기리자는 의미였다.

그러자 군정은 곧바로 전국적으로 꽃을 팔지 말라고 명령했으며, 꽃을 사고팔거나 들고 다니던 100여 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또한 체포 장면을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유포한 혐의로 양곤의 한 미용실 직원 19명을 한꺼번에 체포했는가 하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추적해 꽃을 단 여배우 포 카 퓨 킨을 비롯한 10여 명도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곤을 비롯한 몽유와, 만달레이, 다웨이 등의 도시에서는 군정의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시내 한복판에 시민방위군(PDF)을 비롯한 시위대가 플래시몹 시위와 함께 '당신을 그리워한다'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친방위군(CDF)과 카레니 민족방위군(KNDF)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도 성명을 내 수치 고문의 생일을 축하했으며, 전국적으로 PDF가 제각각 기념행사를 통해 꽃 달기 운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네덜란드,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수치 고문 생일 축하 기념행사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빼앗고 이를 반대하는 민주 세력을 유혈 진압하고 있다.

수치 고문은 군정 사법부에 의해 19개 혐의로 33년 형을 선고받고 수도인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