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자포리자원전 테러 계획", 러 "거짓말"

"러, 방사능 유출 계획 세워" 주장에 "직전 IAEA 점검서 높은 평가" 반박
IAEA 사무총장, 23일 칼리닌그라드서 러 국영 에너지기업 대표와 면담키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대상으로 방사능 유출을 포함한 테러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영상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테러 공격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정보를 우리 정보기관이 입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방사능 유출을 포함한 테러일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방사능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사능이 어디로 향할지는 풍향에 따라 결정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같은 주장의 구체적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이는 또 다른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이 직전에 원전을 방문했다"며 "우리는 IAEA로부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러시아에 점령됐으며, 이후 이곳과 주변에서 포격과 군사 활동이 끊이지 않으면서 원자력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카호우카댐이 폭발로 파괴되고 원전 냉각수를 제공하는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원전 사고 위험이 더욱 커졌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5일 원전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한 뒤 "심각한 상황이지만 냉각수 수위는 충분하다"며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일련의 조처들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IAEA 국제 감시단이 원전에 남아 계속해서 상황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오는 23일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카체프 대표와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가 보도했다.

그로시 사무총장과 리카체프 대표는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원전 안전 대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