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스포츠("아데토쿤보의 체력·듀랜트의 기술"…'신…)

"아데토쿤보의 체력·듀랜트의 기술"…'신인류' 웸반야마의 도전
NBA서 '전무후무' 공언…220㎝ 넘는데 가드·포워드처럼 움직여
프랑스 제패하고 미국행…"나도 내 자신이 기대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힘과 신체 상태, 케빈 듀랜트의 기술을 갖는 겁니다. "
23일(한국시간) 열린 2023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빅토르 웸반야마가 2021년 10월 중국중앙(CC)TV 영어방송 채널 CGTN과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당시 "내 롤모델이 하나는 아니다"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인 2004년생 웸반야마는 이날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가 전체 1순위로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웸반야마는 ESPN에 "이 순간을 너무나 꿈꿔왔다"며 "좀 울어야겠다"고 했다. NBA 관계자, 평론가들은 아데토쿤보의 신체·듀랜트의 기술을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웸반야마의 포부가 허언이라 보지 않는다.

NBA에서도 손꼽히는 장신 포워드인 아데토쿤보와 듀랜트는 각자 분야에서 '정점'으로 여겨진다.

210㎝ 넘는 신장에도 민첩하고, 가속도를 살린 돌파로 상대 수비의 체격과 무관하게 골밑을 공략하는 아데토쿤보는 현 리그 최고의 '피지컬'로 꼽힌다. 근육질의 아데토쿤보는 높이·체격·힘·속도가 모두 같은 포지션 선수들보다 월등해 작정하고 돌파를 시도하면 수비하기가 버겁다.
208㎝의 듀랜트는 '슈팅 장인'이다.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중거리 슛, 3점은 2007년 리그 입성 후 듀랜트가 득점 기계로서 명성을 쌓은 근간이었다. 그러나 아데토쿤보는 듀랜트와 같은 슈팅 기술을, 듀랜트는 아데토쿤보와 같은 피지컬을 완비하지는 못했다.

'세기의 재능'이라 불리는 웸반야마는 두 부문에서 모두 아데토쿤보와 듀랜트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웸반야마는 220㎝가 넘는 신장에도 드리블 중 안정적으로 슈팅을 생산하는 등 가드, 포워드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경기 도중 심심치 않게 스텝백 3점까지 보여주는 웸반야마는 양팔을 쭉 뻗었을 때 측정한 길이가 무려 243㎝에 달해 수비면에서도 대단한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웸반야마는 프랑스 프로리그팀인 메트로폴리탄스 92에서 뛰며 2022-2023시즌 평균 21.6점 10.4리바운드 3.0블록슛을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에서 전체 1위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올해의 수비수 등도 당연히 웸반야마에게 돌아갔다.

10대의 나이에도 자국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팀을 결승까지 이끌었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프랑스를 제패하고 미국으로 넘어간 웸반야마는 이 두 포워드 선배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농구를 NBA에서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웸반야마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무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무후무'를 공언한 그는 자신을 뽑은 샌안토니오에서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

이번 드래프트에 앞서 NBA 30개 팀은 일찌감치 전체 1순위로 웸반야마를 점찍어둔 분위기였다.

지난달 '웸반야마 드래프트' 추첨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정한 샌안토니오의 피터 존 홀트 구단주는 ESPN에 "기절할 정도로 기쁘다"라고 밝힐 정도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997년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팀 덩컨을 지명한 이래 26년 만에 '최고 빅맨'을 신인으로 품은 샌안토니오는 프랑스 출신 선수들과 함께 성과를 냈던 기억이 있다.

2001년 지명한 토니 파커와 4번의 우승을 함께 한 샌안토니오는 2014년 데려온 보리스 디아우와도 2014년 우승을 일궜다.

2022-2023시즌 22승 60패로 서부 콘퍼런스 최하위로 떨어진 샌안토니오의 반등을 이끌 기수로 기대받는 웸반야마는 이런 중책에 따른 부담은 없다고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웸반야마는 전날 취재진에 '듀랜트나 하킴 올라주원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커리어가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웸반야마에 대한 농구계의 기대가 너무나 커서 이미 리그 역사에 족적을 남긴 선배 선수들이 앞으로 커리어의 '하한선'이 된 것이다.

웸반야마는 "나도 자신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 그런 지적에는 이미 면역이 돼 있다"며 "그래서 신경 쓸 일이 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