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안보협정 맺은 솔로몬제도, 호주에는 조약 재검토 요구

호주, 11월 퍼시픽 게임 이후로도 현지 파병 유지 원해
솔로몬제도 "변화하는 안보 문제 고려해 조약 재검토"
중국과 안보 협정을 맺으며 친중국 행보를 보이는 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가 호주와 한 안보 조약에 대해서는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따르면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전날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와 안보 회담을 나눴다.

회의 후 말스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가바레 총리와 생산적인 대화를 가졌다며 "지역 안보, 인프라, 노동 이동성, 보건을 포함한 양국 간 파트너십을 심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솔로몬제도 총리실은 소가바레 총리가 호주의 안보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면서도 "총리는 양국이 직면한 변화하는 안보 문제를 고려해 양국 간의 안보 조약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호주와 솔로몬제도는 2017년 8월 자연재해와 각종 보안 위협이 발생할 경우 호주 경찰과 군인 등을 솔로몬제도에 배치할 수 있는 안보 조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1년 11월 솔로몬제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호주는 이 조약에 따라 300명이 넘는 호주 연방 경찰과 호주 방위군 등을 솔로몬 제도에 배치했다.

솔로몬제도가 안정을 찾은 후에도 호주는 소가바레 총리의 요청에 따라 올해 11월 솔로몬제도에서 열리는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올림픽인 퍼시픽 게임 때까지 파병 인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솔로몬제도는 지난해 4월 중국과 치안 지원은 물론 유사시 군대도 파견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솔로몬제도로 경찰을 보내 왕립 경찰대를 훈련하고 장비를 들여오는 등 역할을 늘리고 있다.

중국의 이런 모습에 미국과 호주는 중국이 솔로몬제도를 교두보로 삼아 남태평양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호주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퍼시픽 게임 이후에도 호주의 경찰·군이 솔로몬제도에 남아 있길 희망한다.

반면 솔로몬제도는 호주군이 더 남아 있을 필요가 있는지 안보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며 "해결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 적절한 채널을 통해 호주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가바레 총리가 내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방중이 호주와의 안보 조약 재검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