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월드컵 앞둔 베테랑의 소망…지소연 '필드골' 장슬기 '무실점'

지소연 "2019년보다는 좋은 성적 낸다…우린 준비됐다"
장슬기 "2019년과 경기력 다를 것…권다은·원주은·페어가 미래"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아쉬움만 안고 돌아왔다. 16강에 진출한 직전 2015 캐나다 대회와 달리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승점을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쓸쓸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3패라는 성적표를 받은 2019년 프랑스 대회를 경험한 일부 선수는 대표팀에 그대로 남아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베테랑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다.

월드컵 개막이 어느덧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수원FC)은 지난 대회 아쉬움을 되새기며, 2023 월드컵의 동력으로 삼았다. 지소연이 3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장 먼저 꺼낸 말도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는 각오였다.

지소연은 "우리는 그럴 준비가 됐다.

일단 우리가 얼마나 멋진 경기를 하는지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5 캐나다 월드컵 조별리그 코스타리카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골 맛을 본 지소연은 이번 대회에서는 '필드골'을 성공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지소연은 "필드골을 하나 넣은 후 커리어를 접어야 하지 않나 싶다.

수많은 골을 넣었지만 (월드컵에서) 필드골이 없다"며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골을 욕심부려 보겠다"고 웃었다. 더불어 지소연은 이번 대회를 통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밝혔다.

'너의 꿈이 될게'라는 에세이를 최근 출간한 지소연은 "이 책의 제목처럼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건 가슴 벅차고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내가 어릴 때는 롤모델이 될 여자 선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장슬기 선수도, 나도 어린 선수의 롤모델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책임감을 갖게 된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지소연에게 유소년들의 '롤모델'로 지목된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도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더니 어느덧 성인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장슬기에게도 2019 프랑스 대회는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장슬기는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대표팀은 도합 8골을 실점하며 전패했다.

장슬기는 "선수들끼리 2019 월드컵보다는 좋은 성적을 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나는 골보다는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펼치는 게 목표다.

나를 포함한 모든 수비수의 마음이 그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보다는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어린 연령대에도 좋은 선수가 많아져서 그때와는 경기력 자체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슬기는 특히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포함해 고교생 신분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현대고)을 지켜볼 선수로 꼽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콜린 벨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번 대표팀 소집에 '깜짝 발탁'됐다.

동 연령대보다 우위인 체격을 살린 저돌적 돌파가 강점인 페어는 16세 이하(U-16) 대표팀 소속으로 지난 4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에 출전해 1차 예선 2경기 만에 5골을 몰아친 바 있다.

15세 309일의 나이로 벨호에 승선, 지소연(15세 219일)에 이어 남녀를 통틀어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A대표팀에 합류한 선수가 된 권다은도 같은 대회에서 4골을 몰아쳤다.

원주은도 함께 4골을 넣었다.

장슬기는 "권다은, 원주은, 페어 선수 다 능력이 좋은 것 같다.

여자축구의 미래들"이라며 "세 명이 가장 어린데도 당돌하게 잘하는 것 같다"고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