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이번엔 미용실 폐쇄 조치…여성 탄압 가속화

이유 밝히지 않은 채 "한 달 내 폐쇄" 명령
여성의 대외 활동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이번에는 여성들이 이용하는 미용실까지 폐쇄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내무부는 지난달 24일 서한을 통해 수도 카불을 비롯한 전국 모든 지역의 미용실을 한 달 안에 폐쇄하고 폐업 신고서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탈레반은 이 서한이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구두 명령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미용실을 폐쇄해야 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여성들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아프간에서 미용실은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공공장소이자 일부 여성들의 생계 수단인 곳이다. 이번 조치에 유엔 아프간지원단(UNAMA)은 트위터를 통해 "여성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제한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이번 명령을 철회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여성 탄압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여성들은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고,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할 수 없다.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이 금지됐으며 중·고등·대학교에서 여성 교육이 금지된 상태다.

또 유엔을 비롯한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것도 금지되면서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