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이금민 "고강도 스프린트 못하면 국제 무대선 힘들어"

2019년부터 잉글랜드 무대를 누비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이금민(브라이턴)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콜린 벨 감독이 요구하는 '고강도 훈련'이 필수라고 짚었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전반 15분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 골을 터뜨리며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금민은 "(해외 무대는) 경기 속도가 너무 빠르고 해외 선수들도 피지컬 측면에서 타고났다"며 "고강도 스프린트를 하지 않으면 사실 국제 무대에서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힘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고강도 스프린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축구가 그런 시대다. 그렇게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고 했다.

이금민은 아이티전에서 벨 감독의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실현해준 선수다.

벨 감독은 한국이 세계 강호들과 경기력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활동량이 아닌 '회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잦은 스프린트를 선보이려면 질주 사이에 바닥난 체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회복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풀타임을 소화한 이금민은 후반 추가 시간에도 스프린트를 선보였다.

임선주(인천 현대제철)의 롱패스를 받아 오른 측면을 공략한 이금민은 힘껏 내달려 상대 수비와 경합하다가 중앙으로 쇄도하는 조소현(토트넘)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후속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나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후반 90분 이상을 뛰어다니는 체력 그 자체로 날카로운 무기가 된다는 걸 입증한 장면이다.

이금민은 "한국에 있다가 해외 무대로 가보니 빠르고 선수들도 강하다.

피지컬 측면에서도 좋아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나도 자신감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그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대표팀에서 나도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은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2019년 프랑스 대회와는 전혀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금민은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과 경기를 많이 해봐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며 "4년 전처럼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두려워하거나 하는 모습은 이번에 거의 없을 것이다.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