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D-7] ① '고강도' 표방한 벨호의 도전…첫 8강행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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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픔' 기억하는 태극전사들…최초 '32개 팀 대회'서 8강 꿈꿔
콜롬비아·독일·모로코와 조별리그…"체력·기술·전술 준비돼"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1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합뉴스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준비 상황, 선수단 구성, 이번 대회 주목할 선수 등을 담은 특집 기사를 세 꼭지 송고합니다.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어느덧 1주 앞으로 다가왔다. 20일 시작하는 이번 대회부터 참가팀이 기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16강을 향한 여정도 험난해졌다.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 감독은 어느 단계를 목표하는지 언론에 뚜렷이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베테랑들이 이를 갈면서 벼르는 '최소한의 목표치'는 명백하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당시 대표팀은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 진출로 높아진 자신감도 이때 바스러졌다.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수원FC)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언론과 만날 때마다 '2019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4월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4년 전을 떠올리며 '결과가 참담했다'고 한 지소연은 이달 3일에도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당시 대표팀의 호기는 첫 경기 프랑스전에서 187㎝의 장신 센터백 웬디 르나르(올랭피크 리옹)에게 코너킥 상황에서만 두 차례 헤딩 골을 얻어맞으며 완전히 꺾였다.
수비진보다 한참 위에서 사뿐히 머리로 공을 내려찍는 르나르의 모습은 한국 여자축구와 세계 무대의 '피지컬 격차'를 보여주는 듯했다. 체격적 열세라는 '구조적 현실'이 여전한 가운데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른 요소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2019년 부임한 벨 감독은 임기 초부터 '고강도'라는 말을 꺼냈다.
2020년 초 제주도 전지훈련 당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벨 감독이 한국어로 '고강도'라고 답한 이후 점차 이 단어는 벨호의 지향점을 상징하는 슬로건이 됐다.
피지컬 측면에서 강한 팀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운동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체력 증진은 여러 지도자가 강조하는 흔한 표어다.
그러나 벨 감독은 이를 활동량·스프린트·회복력이라는 키워드로 세분화하면서 자신만의 축구를 한국 여자축구에 이식하려 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와 해외 리그 사이 활동량 차이는 크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세계적 강호들만큼 뛴다는 뜻인데, 이 활동량의 '밀도'가 전혀 다르다는 게 벨 감독의 분석이었다.
외국 선수들이 경기 중 더 많은 스프린트를 선보이고, 이는 곧 '속도 차이'로 이어져 피지컬 격차가 더 심해진다.
이에 우리 선수들도 여러 차례 질주하고도, 또 달릴 수 있도록 경기 중 회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벨 감독의 처방이 됐다.
대회가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18일 대표팀을 소집한 이후에도 벨 감독이 체력 훈련에 집중한 까닭이다.
지난 11일 월드컵 출정식 경기인 아이티와 국내 평가전(2-1 승)에서 체격 열세를 체력으로 만회하겠다는 벨 감독의 직관은 소기의 성과를 냈다. 경기 초반 체격·속도에서 모두 밀리면서 아이티에 끌려갔지만, 후반이 되자 지친 아이티 선수들의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우리가 피지컬 우위를 잡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런 전략이 '본 무대'인 월드컵에서도 통할지가 이제 관건이다.
첫 관문인 H조 조별리그에서 FIFA 랭킹 17위인 한국은 2위 독일, 25위 콜롬비아, 72위 모로코와 경쟁을 펼친다.
이 가운데 평균 신장이 가장 큰 팀은 독일(172㎝)이다.
170㎝가 넘는 선수가 17명이다.
한국은 167.9㎝로 2위다.
콜롬비아가 166.8㎝, 모로코가 166.2㎝ 순이다.
16강행을 위해 승점 3을 챙겨야 하는 콜롬비아와 1차전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에 킥오프한다.
이어 30일 모로코, 내달 3일 독일과 차례로 대결한다.
고강도 훈련의 부수적 효과는 선수들의 자신감 상승이다.
거친 숨을 토해내는 가운데 흘리는 구슬땀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번 최종 소집 훈련에 참여했던 선수 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1.6%에 해당하는 16명이 8강을 기대한다고 했다.
'4강 이상'도 12명이나 됐다.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은 이와 관련, "선수들이 체력적, 기술적, 전술적 측면에서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회 전까지 우리나라의 여자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5년의 16강이다. /연합뉴스
콜롬비아·독일·모로코와 조별리그…"체력·기술·전술 준비돼"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1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연합뉴스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준비 상황, 선수단 구성, 이번 대회 주목할 선수 등을 담은 특집 기사를 세 꼭지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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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어느덧 1주 앞으로 다가왔다. 20일 시작하는 이번 대회부터 참가팀이 기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16강을 향한 여정도 험난해졌다.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 감독은 어느 단계를 목표하는지 언론에 뚜렷이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베테랑들이 이를 갈면서 벼르는 '최소한의 목표치'는 명백하다.
2019년 프랑스 월드컵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당시 대표팀은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 진출로 높아진 자신감도 이때 바스러졌다.
우리나라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수원FC)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언론과 만날 때마다 '2019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4월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4년 전을 떠올리며 '결과가 참담했다'고 한 지소연은 이달 3일에도 "2019년보다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당시 대표팀의 호기는 첫 경기 프랑스전에서 187㎝의 장신 센터백 웬디 르나르(올랭피크 리옹)에게 코너킥 상황에서만 두 차례 헤딩 골을 얻어맞으며 완전히 꺾였다.
수비진보다 한참 위에서 사뿐히 머리로 공을 내려찍는 르나르의 모습은 한국 여자축구와 세계 무대의 '피지컬 격차'를 보여주는 듯했다. 체격적 열세라는 '구조적 현실'이 여전한 가운데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른 요소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2019년 부임한 벨 감독은 임기 초부터 '고강도'라는 말을 꺼냈다.
2020년 초 제주도 전지훈련 당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벨 감독이 한국어로 '고강도'라고 답한 이후 점차 이 단어는 벨호의 지향점을 상징하는 슬로건이 됐다.
피지컬 측면에서 강한 팀과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운동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체력 증진은 여러 지도자가 강조하는 흔한 표어다.
그러나 벨 감독은 이를 활동량·스프린트·회복력이라는 키워드로 세분화하면서 자신만의 축구를 한국 여자축구에 이식하려 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와 해외 리그 사이 활동량 차이는 크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세계적 강호들만큼 뛴다는 뜻인데, 이 활동량의 '밀도'가 전혀 다르다는 게 벨 감독의 분석이었다.
외국 선수들이 경기 중 더 많은 스프린트를 선보이고, 이는 곧 '속도 차이'로 이어져 피지컬 격차가 더 심해진다.
이에 우리 선수들도 여러 차례 질주하고도, 또 달릴 수 있도록 경기 중 회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벨 감독의 처방이 됐다.
대회가 한 달가량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18일 대표팀을 소집한 이후에도 벨 감독이 체력 훈련에 집중한 까닭이다.
지난 11일 월드컵 출정식 경기인 아이티와 국내 평가전(2-1 승)에서 체격 열세를 체력으로 만회하겠다는 벨 감독의 직관은 소기의 성과를 냈다. 경기 초반 체격·속도에서 모두 밀리면서 아이티에 끌려갔지만, 후반이 되자 지친 아이티 선수들의 운동능력이 떨어지면서 우리가 피지컬 우위를 잡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런 전략이 '본 무대'인 월드컵에서도 통할지가 이제 관건이다.
첫 관문인 H조 조별리그에서 FIFA 랭킹 17위인 한국은 2위 독일, 25위 콜롬비아, 72위 모로코와 경쟁을 펼친다.
이 가운데 평균 신장이 가장 큰 팀은 독일(172㎝)이다.
170㎝가 넘는 선수가 17명이다.
한국은 167.9㎝로 2위다.
콜롬비아가 166.8㎝, 모로코가 166.2㎝ 순이다.
16강행을 위해 승점 3을 챙겨야 하는 콜롬비아와 1차전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에 킥오프한다.
이어 30일 모로코, 내달 3일 독일과 차례로 대결한다.
고강도 훈련의 부수적 효과는 선수들의 자신감 상승이다.
거친 숨을 토해내는 가운데 흘리는 구슬땀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번 최종 소집 훈련에 참여했던 선수 3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51.6%에 해당하는 16명이 8강을 기대한다고 했다.
'4강 이상'도 12명이나 됐다.
베테랑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은 이와 관련, "선수들이 체력적, 기술적, 전술적 측면에서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회 전까지 우리나라의 여자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5년의 16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