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통, 내달 美 경유 파라과이 방문…중국 "단호히 반대"(종합)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의 차기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 부총통이 다음 달 미국을 경유해 파라과이를 방문한다.

17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위다레이 대만 외무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라이 부총통이 차이잉원 총통의 특사 자격으로 대표단을 이끌고 파라과이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이다.

위다레이 차관은 파라과이 방문길에 미국을 경유하느냐는 질문에는 "과거 우리나라는 남미나 중남미를 방문할 때 모두 미국을 경유했다"며 "이번에도 이전의 관례에 따라 쾌적, 편리, 안전, 존엄의 원칙에 따라 경유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이 중국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부총통은 이미 미국을 10차례 경유했고, 이번이 11번째"라며 "관례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불필요하게 시비를 걸 이유나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는 라이 부총통의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은 채 다음 달 14일 파라과이에 도착해 15일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라이 부총통의 미국 방문 소식에 "어떠한 형식의 미국과 대만 사이 공식 왕래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가 어떠한 명목과 어떠한 이유로도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대만 독립 분열주의자와 그 분열 행위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미 미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마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으로,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미국은 대만과의 공식 왕래를 중지하고 대만의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