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부인 "남편, 고립된 채 극심한 심리적 압박받고 있어"

"검찰, 이재명 대표에 방북 대납 프레임 씌워 기소하려 해" 주장

쌍방울 그룹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아내가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A씨는 전날 A4 용지 2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해 "신체적 고문보다 극심한 심리적 압박은 군사독재 시대의 전기고문만큼 무섭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는 탄원서에서 "그 어느 것보다 힘든 것은 검찰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증언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방북 대납 프레임을 씌워 기소하겠다는 것"이라며 "조작된 증언과 진술로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해 남편을 구속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나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 회장은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준 사실마저 마치 이재명 대표를 위해 보낸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다"며 "평화로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경기도의 인도적 지원사업을 김성태 회장의 증언만으로 그 가치를 폄하하고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등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 협조 요청 내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기존 입장을 일부 번복했다.

A씨가 이 같은 탄원서를 작성한 이유는 이 전 부지사가 현재 검찰 조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을 받는 상태로, 그가 번복한 진술 내용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씨가 탄원서 내용을 사전에 이 전 부지사와 의논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A씨는 "검찰은 남편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고, 아무도 못 도와주게 그를 철저히 고립시키고 있다"며 "혼자 감당키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그래도 남편은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잘 견뎌내고 있다.

사건의 전체적인 정황과 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다시 입장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2022년 7월 대북경협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 제공,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 됐다. 그는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께 800만 달러(경기도 스마트팜·도지사 방북 비용)를 북한 측 인사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도 추가 기소됐다.

김성태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의 도지사 방북 요청을 부탁받고 나서 북한 인사들로부터 "방북 비용(300만 달러)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됐고, 이후 이 전 부지사와 논의해 300만 달러를 북에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이 이 전 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하도록 회유·압박하고 있다면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경북 안동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후 취재진에 "검찰이 수사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