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美전략핵잠 부산 기항에 "핵무기 사용조건 해당" 협박(종합)

국방상 담화…"북한에 군사력 사용시 가장 비참한 선택이 될 것"
북한은 20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기항에 대해 북한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한다고 위협했다. 강순남 북한 국방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 군부 측에 전략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핵무력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 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상기시킨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사용 교리는 국가에 대한 핵무기 공격이 감행되였거나 사용이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필요한 행동 절차 진행을 허용하고 있다"며 "미군 측은 자기들의 전략자산이 너무도 위험한 수역에 들어왔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런 위협은 지난 18일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 맞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기 사용 원칙 등을 담은 핵무력 사용 정책을 법제화했다.

법령은 북한의 '핵무기의 사용조건'으로 '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륙무기공격이 감행됐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을 들고 있다.

강 국방상은 핵협의그룹 출범 및 켄터키함의 부산 기항이 "가장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핵위협"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대조선 핵공격 기도와 실행이 가시화, 체계화되는 가장 엄중한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격돌 국면은 온갖 가상과 추측의 한계선을 넘어 위험한 현실로 대두하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대한민국' 깡패들의 군사적 광태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면서 "근본적으로 달라진 조선반도지역의 군사안보 형세는 우리의 핵이 어떤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가를 더 선명히 해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강 국방상은 남측을 향해서도 "우리 국가의 '정권종말'을 입에 올리는 미국과 '대한민국' 군부깡패 집단에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군사력 사용은 미국과 '대한민국'에 있어서 자기의 존재 여부에 대하여 두 번 다시 생각할 여지조차 없는 가장 비참한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조선반도에서 핵을 사용하려는 미국과 그 졸개들의 미친 짓을 철저히 억제, 격퇴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영토완정, 근본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자기의 중대한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국방상의 담화는 북한이 이번 전략핵잠의 부산 기항을 비롯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의 가시성 증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켄터키함 기항 이튿날인 19일 새벽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기습 발사한 바 있다.

강 국방상은 이날 담화에서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서와 같이 여러 차례 '《대한민국》' 표현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