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집권' 훈센, 총선 승리에 권력 대물림 본궤도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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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총리 취임한 뒤 캄보디아 통치…1998∼2019년 평균 7.7% 경제 성장
'후계자' 장남 훈 마넷, 외교 행보 활발…국회의원 당선 올해로 38년째 장기 집권 중인 훈센(70)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3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부자간 권력 세습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이날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선거 결과와 관련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CPP가 전체 125석 중에서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훈센에 반대하는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에 CPP는 거의 모든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한다.
따라서 훈센은 향후 5년간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훈센은 지난 1952년 8월에 캄퐁참주(州)에서 프랑스 점령군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대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공산 무장단체인 크메르루주 산하 비밀조직에 가입했다.
하지만 공산화에 성공한 폴포트 정권이 '킬링필드' 대학살을 저지르면서 부친과 친척을 살해하자, 훈센은 1977년 동료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달아났다.
이후 현지에서 동지들을 규합하고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78년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리고 캄보디아 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했다. 이어 1981년 부총리 겸 외교장관직에 오른 뒤 1985년 1월 14일 32세의 나이로 총리에 전격 취임한 뒤 계속해서 캄보디아를 통치해왔다.
지난 1993년 5월 총선에서는 시아누크 국왕의 아들인 라나리드가 이끄는 왕당파 정당인 푼신펙(FUNCINPEC)에 패해 연정을 구성하고 제2 총리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1998년 총선에서 훈센은 CPP를 이끌고 승리해 다시 전권을 쥐었다.
이후 2013년 총선에서 CPP는 전체 123석 중 68석을 확보했지만 55석을 차지한 CNRP의 상승세에 큰 불안감을 느꼈다.
이에 훈센 정권은 2017년 11월에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CNRP를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CPP가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런 그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 정치적 반대파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독재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강하게 비난해왔다.
하지만 훈센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반대파에 대한 탄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훈센 정권은 지난 5월 15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 해외로 망명했거나 가택연금 중인 훈센의 정적들을 타깃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을 마쳤다.
그러자 국제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반대파를 완전히 무력화하려고 법 체제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크메르루즈 집권 시기에 자행된 대학살과 30년 가까이 지속된 내전을 겪은 대다수의 캄보디아인은 가난한 후진국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훈센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훈센은 소득 증대를 비롯해 보건, 교육, 사회 인프라 건설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외국의 유명 브랜드 의류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1998∼2019년에 평균 경제 성장률 7.7%를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훈센은 이번 총선을 통해 연임하게 되면 당초 공언한 대로 장남인 훈 마넷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훈 마넷은 2021년 12월 2일 부친인 훈센 총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 달 24일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후계자로 확정됐다.
이후 그는 외교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후계자 수업에 속도를 내왔다.
작년 9월에는 태국을 방문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양국 군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현지 유력 인사들과 만났으며 인접 국가인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중국, 브루나이 등을 방문했다.
훈센은 올해 7월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뒤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연초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중국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는 "총선 후 3∼4주가 지나면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는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올해 45살로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 CPP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의원에 당선됐다.
일각에서는 훈 마넷이 미국과 영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공부한 이력을 들어 향후 그가 집권하면 캄보디아 사회의 변화를 이끌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합뉴스
'후계자' 장남 훈 마넷, 외교 행보 활발…국회의원 당선 올해로 38년째 장기 집권 중인 훈센(70) 총리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3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부자간 권력 세습이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이날 총선 투표가 끝난 뒤 선거 결과와 관련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CPP가 전체 125석 중에서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훈센에 반대하는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에 CPP는 거의 모든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한다.
따라서 훈센은 향후 5년간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훈센은 지난 1952년 8월에 캄퐁참주(州)에서 프랑스 점령군에 저항하는 레지스탕스 대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970년 공산 무장단체인 크메르루주 산하 비밀조직에 가입했다.
하지만 공산화에 성공한 폴포트 정권이 '킬링필드' 대학살을 저지르면서 부친과 친척을 살해하자, 훈센은 1977년 동료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달아났다.
이후 현지에서 동지들을 규합하고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받아 1978년 폴포트 정권을 무너뜨리고 캄보디아 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했다. 이어 1981년 부총리 겸 외교장관직에 오른 뒤 1985년 1월 14일 32세의 나이로 총리에 전격 취임한 뒤 계속해서 캄보디아를 통치해왔다.
지난 1993년 5월 총선에서는 시아누크 국왕의 아들인 라나리드가 이끄는 왕당파 정당인 푼신펙(FUNCINPEC)에 패해 연정을 구성하고 제2 총리로 밀려나기도 했다.
그러나 1998년 총선에서 훈센은 CPP를 이끌고 승리해 다시 전권을 쥐었다.
이후 2013년 총선에서 CPP는 전체 123석 중 68석을 확보했지만 55석을 차지한 CNRP의 상승세에 큰 불안감을 느꼈다.
이에 훈센 정권은 2017년 11월에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CNRP를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CPP가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런 그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와 정치적 반대파는 '민주주의를 훼손한 독재자'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강하게 비난해왔다.
하지만 훈센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비난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반대파에 대한 탄압을 늦추지 않고 있다.
훈센 정권은 지난 5월 15일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 해외로 망명했거나 가택연금 중인 훈센의 정적들을 타깃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향후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을 마쳤다.
그러자 국제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는 반대파를 완전히 무력화하려고 법 체제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크메르루즈 집권 시기에 자행된 대학살과 30년 가까이 지속된 내전을 겪은 대다수의 캄보디아인은 가난한 후진국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훈센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실제로 훈센은 소득 증대를 비롯해 보건, 교육, 사회 인프라 건설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외국의 유명 브랜드 의류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1998∼2019년에 평균 경제 성장률 7.7%를 기록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훈센은 이번 총선을 통해 연임하게 되면 당초 공언한 대로 장남인 훈 마넷에게 권력을 물려주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훈 마넷은 2021년 12월 2일 부친인 훈센 총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다.
같은 달 24일 CPP도 그를 '미래의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후계자로 확정됐다.
이후 그는 외교 행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후계자 수업에 속도를 내왔다.
작년 9월에는 태국을 방문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양국 군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일본을 방문해 현지 유력 인사들과 만났으며 인접 국가인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포르와 중국, 브루나이 등을 방문했다.
훈센은 올해 7월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뒤 총리직을 장남에게 물려주겠다고 연초에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중국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는 "총선 후 3∼4주가 지나면 훈 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는 그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올해 45살로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 CPP 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의원에 당선됐다.
일각에서는 훈 마넷이 미국과 영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공부한 이력을 들어 향후 그가 집권하면 캄보디아 사회의 변화를 이끌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1999년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와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각각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