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방위 수사 확대에 역할 잃은 경찰, '오송 수사본부' 해체

서울청 파견 인력 50명 모두 철수…"충북청내에 수사팀 운영, 검찰과 협조"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 등 수사 확대로 제 역할을 잃은 경찰이 27일 수사본부를 해체하고 수사팀으로 축소 운영키로 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인원 50명을 보강하며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린 지 8일 만이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경찰 수사본부 대변인은 이날 "중복수사에 따른 수사 지연과 비효율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 수사 사건 중 검찰과 중복된 부분은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서울청에서 지원나온 인력들이 모두 빠지면서 수사본부가 수사팀으로 축소돼 운영될 것"이라며 "검찰과 상호 긴밀하게 협조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경찰청은 김경열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한 수사팀을 다시 꾸릴 방침이다.

수사팀 인원이나 어떤 부분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지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수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참사 이틀 뒤인 17일 충북경찰청에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충북경찰청이 112신고 부실 대응 의혹을 받자 이틀 뒤인 19일 본부장을 김병찬 서울청 광역수사단장(경무관)으로 교체하고, 수사인력도 138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이 지난 21일 경찰이 감찰 과정에서 허위 보고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검찰청에 관련 경찰관 6명을 수사 의뢰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대검은 이날 곧바로 배용원 청주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렸고 지난 24일 지자체, 경찰, 소방 등 관공서를 동시 압수 수색을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뒤 국무조정실은 이날 충북도와 행복청 관계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