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히말라야, 5천만년 전 대륙판 충돌 전 3천500m 고지대였다"

美·中 연구팀 "6천300만년 전 3천500m로 융기…기존 이론과 배치"

지구의 기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산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히말라야 지형 대부분이 5천만년 전 대륙 지각판인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충돌로 솟아오르며 형성됐다는 기존 이론과 달리 이 지역이 6천300만년 전에 이미 해발 3천500m 고지대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도어(Doerr) 지속가능성 대학원 페이지 체임벌린 교수와 중국지질대학(베이징) 왕청산 교수팀은 11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암석 속 동위원소 구성을 통해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가장자리의 충돌 전 높이를 분석한 결과 해발 평균 3천500m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히말라야 지역이 5천만년 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충돌로 솟아오르기 훨씬 전인 6천300만년 전 발생한 대규모 융기로 현재 높이의 60% 이상인 해발 3천500m 고지대를 형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히말라야산맥이 6천300만년 전의 대규모 융기와 5천만년 전의 지각판 충돌 등 최소 2차례의 대형 지각활동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시사한다. 체임벌린 교수는 "히말라야산맥이 생기기 전 그곳에 무엇이 존재했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며 "이 연구 결과는 히말라야가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생각해온 방식으로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대니얼 이바라 브라운대 교수는 "지각판 충돌 전 히말라야 고도가 해발 3천500m였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과거 기후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이론을 재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운석을 연구하는 데 사용돼온 동위원소 분석 기법을 퇴적암이 과거 어떤 높이에 놓여 있었는지 측정하는 데 적용했다. 산에 눈·비가 내릴 때 바람이 부는 경사면에는 비가 더 많이 내리고 높이에 따라 화학성분도 달라진다.

무거운 동위원소는 먼저 떨어지고 가벼운 동위원소는 정상에 더 가까운 곳에 떨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암석 속 동위원소 구성을 분석하면 암석이 있던 곳의 높이를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은 히말라야 지역 퇴적암 속에 들어 있는 산소 16과 산소 17, 산소 18 세 가지 안정적인 동위원소 구성을 분석하는 삼중 산소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 티베트 라사 남부 낮은 고도의 강데즈 아크(Gangdese arc)에서 나온 석영맥(quartz vein)과 히말라야산맥 고도별 강수(눈·비) 속 산소 동위원소 구성을 비교했다.

강데즈 아크는 히말라야 북쪽 티베트 라싸 지대 남쪽의 주요 지질 구조다.

분석 결과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에서는 서로 충돌하기 1천만년 이상 전인 6천300만~6천100만년 전 3천500m 높이로 부풀어 오르는 융기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최소한 고대 기후 모델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강데즈 아크로 알려진 티베트 남부 히말라야 지역의 고기후에 대한 새로운 가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바라 교수는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히말라야 규모의 지형을 만들어지려면 대륙 대 대륙 규모의 지각 충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이 결과는 기존 가설이 틀렸음을 보여주고 이 분야에 흥미로운 새 방향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