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시밀러 특허전…셀트·삼성 ‘선두’, 삼천당제약·알테오젠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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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네론, 마일란과 삼성 소송 제기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특허 소송이 격화되고 있다. 블록버스터 바이오시밀러의 이익과 직결되는 ‘우선 출시권과 상호교환성’이 사실상 원개발사와 특허 소송을 공격적으로 맞붙었던 곳이 쟁취하는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특허 분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셀트리온 IPR 미국에서 활발한 신청
휴미라와 끝까지 싸운 베링거인겔하임
상호교환성 획득으로 3대 PBM에 등재
11일 업계에 따르면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미국 독점권은 2024년 5월, 유럽 물질특허는 2025년 11월, 한국 물질특허는 2024년 1월에 만료된다. 아일리아는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을 치료하는 안과 질환 치료용 바이오의약품이다.
3개 특허로 2032년까지 방어 가능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특허 방어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경우 회사가 휘청일 정도의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제네론의 연매출은 121억7300만 달러(16조1000억원)였다. 아일리아 매출은 96억 달러(12조7000억원)로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했다.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63억 달러(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리제네론이 먼저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마일란과 삼성바이오에피스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가 글로벌에서 가장 빨랐다는 점이다. 마일란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M710은 유일하게 미국 승인까지 받았다.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M710의 승인을 통보했다.
2022년 8월 리제네론은 마일란 M710이 24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고소했다.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침해 여부를 판단하게 될 특허는 3개로 좁혀졌고, 지난 3일 최종 변론이 진행됐다.리제네론은 3개의 특허만으로도 2032년까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막을 수 있다. 약물의 제형에 대한 특허는 2027년 6월에 만료된다. 나머지 두 개는 투여와 관련된 용도 특허이며, 2032년 1월 만료된다. 특히 투여 특허는 VEGF 길항제의 다중 용량을 8주 또는 그 이상마다 1회의 빈도로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을 포함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국에서 피소당했다. 리제네론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난 1월 16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7월 20일 제조와 사용, 양도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 여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시할 의무가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임상 3상을 마친 만큼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IPR 신청, 특허 무효화 공격
반대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 역시 리제네론을 상대로 특허 무효 심판(IPR)을 신청하고 있다. IPR은 미국 특허청에서 진행되는 특허 무효심판 중 하나다.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IPR을 신청할 때 신청자는 특정 특허에 포함된 최소 한 개 이상의 청구항에 대해 무효성을 제기해야 한다.국내 회사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IPR을 제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마일란과 연합해 2021년 12월 338 및 069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두 개의 특허 역시 8주 투약과 관련됐으며, 2032년 5월 만료된다. 2022년 11월 셀트리온과 마일란의 손을 들어줬고, 리제네론은 올해 1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1월과 2월 각각 992, 226 특허에 대해 무효 선언을 요구하는 IPR 청원서를 제출했다. 992는 안구 내 투여에 적합한 VEGF 길항제 제형이며, 2027년 6월 만료된다. 226는 VEGF 길항제 융합 단백질의 제조 방법이며, 2026년 3월까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올해만 681 특허와 601 특허, 572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며 IPR 신청을 했다. 3개 특허 모두 8주 투약과 관련된 용도 특허이며, 2032년 1월 만료된다. 또 6월 유럽에서 처음으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독일 연방 특허 법원에 제형과 관련된 691 특허(2027년 6월 만료) 전체 취소를 요구하는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국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중 삼천당제약과 알테오젠은 특허 소송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3월 글로벌 임상 3상을 종료했다. 알테오젠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특허 관련 사항은 해외 파트너사가 주관이다”고 말했다. 알테오젠 측은 “임상이 아직 종료 안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했다.
휴미라 소송, 암젠과 베링거 최대 수혜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이 선제적으로 특허 싸움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우선 출시권이 있다. 암젠은 2016년 1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FDA 승인을 가장 먼저 받았다. 그해 휴미라 원개발사 애브비는 암젠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암젠은 애브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특허분쟁을 타결했다. 애브비에 일정 부분 로열티를 지급하고서라도 하루빨리 시장에 진입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바이오시밀러는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일란 등도 연이어 애브비와 합의했다.
그 결과 애브비가 지정해 준 날짜에 출시할 수밖에 없었다. 암젠이 올해 1월 미국 시장에 1호로 출시해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옵텀RX에 등재됐다. 지난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대 PBM에 아직 등재되지 못했다.
암젠에 이어 두 번째로 FDA 승인을 받은 베링거인겔하임(2017년 8월)은 가장 마지막까지 애브비와 소송을 벌였다. 결국 베링거인겔하임은 상호교환성 독점권 1년이라는 수혜를 얻었다. 상호교환성은 값비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대신해 저렴하면서 동일한 효능을 내는 바이오시밀러로 대체 조제할 수 있는 제도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상호교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3대 PBM에 등재됐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8월 14일 08시 25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