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식을 학대하고 방치해 목숨을 앗아간 엄마들이 잇따라 중형을 선고받으며 사법부의 철퇴를 맞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7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26일 인천시 서구 아파트에서 생후 40일 된 아들 B군을 2차례 방바닥에 강하게 던진 뒤 3시간 동안 방치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시신 부검 결과 B군은 머리뼈 골절과 뇌출혈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중증 지적장애인인 A씨는 경찰에서 "아이의 호흡이 가빠졌지만 괜찮을 줄 알고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1차 충격 당시 아들의 눈이 뒤집히는 등 이상 증세를 보고도 더 강하게 2차 충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휴대전화에서는 '아이를 낳았는데 모성애가 없어요. 신생아가 싫어요.
아기 엄마 분노 조절 장애'라고 검색한 내용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존해 생활하던 나이 어린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은 이날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엄마 C(24)씨에게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부터 지난 2월 2일 새벽까지 사흘 동안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 아들을 혼자 두고 외박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생후 20개월에 불과했던 아이는 혼자서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없었고 결국 탈수와 영양결핍으로 숨졌다.
당시 아이의 옆에는 김을 싼 밥 한 공기만 있었으며, 집 거실에는 빈 소주병 30개가 방치돼 있었다.
C씨는 최근 1년간 60차례나 어린 아들만 혼자 두고 상습적으로 집을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법원의 잇따른 중형 선고에 아동 관련 단체는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연약하고 자기 보호 능력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학대는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며 "아직도 아동학대가 훈육 중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안일한 인식이 있는데 법원의 이번 판결은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사후 처방인 엄벌이 아동학대의 최종 해답이 될 수는 없다"이라며 "학대 예방을 위한 사회 전반의 교육 시스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