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선 D-1…현 대통령·제1야당 후보 양강 구도

개표 결과 28일 발표 예정…총선·지방선거도 함께 실시
남부 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23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이번 대선에서는 총 11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사실상 에머슨 음낭가과(80) 현 대통령과 제1야당의 넬슨 차미사(45) 대표의 2파전이다.

지난달 발표된 2개의 여론조사도 하나는 음낭가과 대통령의 승리를, 다른 하나는 차미사 대표의 승리를 각각 예측하는 등 접전이 예상된다.

두 후보는 지난 2018년 대선에서도 음낭가과 대통령 50.8%, 차미사 대표 44.3%의 득표율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의 37년간 장기 집권을 끝낸 2017년 군사 쿠데타 이후 집권한 음낭가과 대통령은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탄탄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1960∼1970년대 백인 정권에 맞서 무가베와 독립투쟁을 함께한 음낭가과 대통령은 1980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에는 보안·재무·법무·국방장관과 부통령 등을 지낸 노련한 지도자다.
반면 1978년생인 차미사 대표는 변호사 겸 목사 출신의 달변가로 젊음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2018년 대선에서 야당 연합인 민주변화동맹(MDC) 후보로 출마해 음낭가과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한 그는 작년 1월 '변화를위한시민연합당'(CCC)을 창당하고 두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선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결과를 오는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0월 2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현지에서는 집권당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해 선거 유세에 적극적으로 임한 음낭가과 대통령이 유리한 고치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범야권 지지자들이 정권 교체를 위해 결집할 경우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득표율과 별개로 2018년 대선 당시와 같이 패배한 측에서 대선 불복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각 진영 지지자 간 폭력 사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2018년 대선 당시에도 개표 결과를 둘러싼 여야 간 대립 끝에 군경이 야당 지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6명이 숨졌다.

짐바브웨 선관위에 등록된 유권자는 662만3천여 명으로, 전국의 총 1만2천여 개의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상·하의원과 전국 기초단체장을 뽑는 총선과 지방선거도 같은 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