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에 반일감정 거세진 중국…"단체관광 취소 움직임"

"국경절 '황금연휴' 앞두고 온라인여행사 메인 위치서 일본 밀려나"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로 반일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에서 일본 단체여행 예약 취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중국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기준 일본 여행 홍보 메뉴는 씨트립(Ctrip·携程)과 퉁청, 투뉴, 뤼마마 등 중국 내 유력 온라인여행 플랫폼 웹사이트에서 눈에 잘 띄던 종전 위치에서 내려왔고, 일부 고객이 예약을 취소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일본 단체여행 취소를 잇따라 접수했다"며 "당초 국경절(10월 1일) 연휴 기간 일본에 갈 계획이었던 일부 고객은 관망세로 돌아서 곧장 주문을 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10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959만명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약 30%를 차지했다.

그해 중국인이 일본에서 소비한 금액은 1조7천704억엔(약 16조2천억원)으로 1인당 소비 금액 역시 1위였다.

2020년 1월부터 중국인의 단체관광이 막히면서 관련 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했고, 일본은 3년여만에 나온 중국의 여행 허용 조치를 환영했다. 특히 중국 최대 연휴 중 하나인 국경절 '대목'을 맞아 관광업이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점쳐졌다.

온라인여행사들은 인기 여행지인 한국과 일본 등을 전면에 배치하며 예약을 받아온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개시 후 중국 내 다수의 여행사에서 향후 마케팅, 특히 국경절 기간 상품 판매 전략에 대한 조정이 생길 수 있다고 응답했다고 제일재경은 전했다. 일본 여행 홍보 수준을 잠시 낮추거나 아예 일본 여행 관련 마케팅이 중단될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뤼마마 같은 여행 플랫폼은 독일이나 영국, 북유럽 등 여행 노선 홍보에 들어갔다.

한 여행사 최고경영자(CEO)인 장즈닝은 "일본은 단체여행 허용국 명단에 들어가면서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의 수혜국이 될 예정이었다"며 "핵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 문제를 유발하면서 중국 여행객의 일본 여행 예약이 대폭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단 중국 여행객이 국경절 기간에 '발걸음으로 의사 표시'를 했다면 앞으로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일본 여행 경제에는 중국 여행객의 감소로 인한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방류가 시작된 24일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을 호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오염수 방류를 계기로 중국 내 반일감정도 거세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