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역까지 연장된 서해선…"편하지만 배차 늘려야"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렇게 전철을 이용하는 게 열배는 편하지요"
서해선 운행이 일산역까지 연장된 이후 주중 첫날인 28일 오전 7시. 일산역 플랫폼에는 서울 등으로 출근하려는 고양시민들이 빽빽이 줄을 서 있었다. 일산역에서 시흥시청 인근으로 출근하는 이영호(51) 씨는 "시흥시청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데, 그동안은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했다"면서 "오늘 처음으로 서해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데 너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려면 김포대교를 넘어 부천, 시흥 나들목까지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

오늘처럼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 족히 2시간은 잡고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서해선 열차를 이용하면 50여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산서구 대화동에서 안산으로 출근하는 허상원(50) 씨는 "지난달 1일 서해선 소사∼대곡 구간이 개통한 뒤부터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대곡역까지 간 뒤 서해선으로 갈아탔다"면서 "오늘부터는 (대곡역에서 갈아타지 않고) 일산역에서 바로 직행할 수 있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출근 시간대 서해선 열차 편성이 조금 더 늘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7시 16분 일산역에서 안산 원시역으로 향하는 4량짜리 서해선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자 줄지어 기다리던 승객들이 재빨리 자리에 앉으면서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승객은 서서 출근해야 했다.
두 번째 역인 풍산역에서도 꽤 많은 시민이 열차에 올랐고, 세 번째인 백마역도 서해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일산 풍산역에서 부천으로 통학하는 대학생 김 모(22) 씨는 "지난 학기 학교에 가려면 지하철을 2∼3번 갈아탔는데, 서해선이 생기면서 한 번에 갈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반겼다. 김 씨도 "오전 7시대에 전철이 1대 밖에 없는데 추가로 투입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서해선 전철 운행 시간표를 보면 출퇴근 시간대 일산역∼원시역 간 운행 열차는 시간당 1회에 그친다.

이에 따라 승객이 한꺼번에 몰려 큰 혼잡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일산역에서 경의·중앙선 열차를 타고 대곡역까지 이동한 후 (대곡역에서 출발하는) 서해선으로 환승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실제 일산역을 기준으로 경의·중앙선 운행 횟수는 오전 6시대 4∼10분 간격으로 8회지만, 서해선은 오전 6시 23분 단 1회에 불과하다.

출근 시간대 승객이 가장 많은 오전 7시대도 경의·중앙선은 4∼7분 간격으로 10회 운행하지만, 서해선은 오전 7시 16분 1회만 운행한다.

서해선은 출근 시간대가 지난 오전 10∼11시대에는 운행 횟수가 시간당 2∼3회로 늘어난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경의·중앙선과 서해선이 기존의 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서해선 운행 횟수를 늘리려면 경의·중앙선 운행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출퇴근 시간대 배차 간격을 20분대로 계획했지만, 개통을 앞둔 점검 회의에서 기존 경의·중앙선과 배차가 겹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운행 간격을 50분 이상으로 수정했다.

이동환 고양시장도 배차간격이 넓은 데 대한 아쉬움을 공유했다. 이 시장은 지난 25일 서해선 개통식에서 "기존 경의·중앙선 선로를 함께 쓰다 보니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이 더 촘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서해선 전용 노선 신설을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철도공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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