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중요한건 열정과 추억"…2023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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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車인재들 한자리…완성도 부족하지만 개성·손때 묻은 자작자동차
비싼 레이싱복 대신 군복입고 트랙 올라…경기 결과엔 '희비 교차'
한국자동차공학회 주최…민경덕 회장 "인력양성·생태계구축에 더 많은 지원 필요" "배터리 에러로 중간에 차가 멈춰 아쉽게 완주를 못했습니다. 팀원들이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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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전북 군산새만금자동차경주장에서 열린 '2023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에 참가한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18학번 김범수 씨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씨는 "논문과 과제를 병행하면서 밤을 새워 제작하고 사비도 많게는 1천만원 단위까지 들인 차량인데, 한순간에 대회가 끝나버려 허무함 등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장은 학생들이 설계부터 디자인, 용접까지 손수 한 수십 대의 자동차 배기음으로 채워졌다.
지난 2박 3일간 전국 67개 대학(104개 팀) 소속 2천300여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주차장 한쪽 정비구역에 쌓인 각종 음료수와 용접 기구, 슬리퍼, 버려진 양말 등은 그동안의 '열전'을 말해줬다. 차량에서는 학생들의 고뇌와 손때가 묻어났다.
차체에 팀원들의 이름을 적거나 학교 상징물을 그려 넣어 개성을 뽐냈고, 급하게 땜질한 듯 다소 완성도가 부족한 내부도 엿볼 수 있었다.
비싼 레이싱복을 구할 수 없어 단열 및 방화 기능이 있는 군복을 입고 경기에 임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학생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완주한 드라이버가 코스 밖으로 나오는 모습에 헬멧을 치며 환호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차량에 문제가 생겨 주행을 멈추자 끝내 눈물을 터뜨린 학생들도 있었다.
2년 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는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황남주(26) 씨는 "대회를 3일 앞두고 동력계에 고장이 나 군산으로 내려오는 날까지 계속 조립했다"며 "정작 브레이크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검차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지만 황씨는 "팀원들과 함께 천안에 위치한 후원업체를 찾아가 한 달 동안 밖에서 자며 차를 만든 기억 등 앞으로 되새길 에피소드가 너무 많다"며 미소를 보였다.
후배들의 경기를 보러 온 국민대 졸업생 황윤재(26) 씨는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열정과 추억을 깊이 간직해 더 크게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하는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는 지난 2007년 시작돼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대회 종목은 바하 경기, 포뮬러 경기, 기술 부문으로 나뉜다.
모든 경기는 안전 및 제동력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참가할 수 있다.
바하 경기는 1.2㎞의 오프로드 트랙에서 가장 많은 바퀴 수(랩)를 기록하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포뮬러 경기에서는 배기량별로 클래스를 나눠 직선·회전·헤어핀 등 구간으로 구성된 20㎞ 내외의 트랙을 가장 빠른 시간에 주행하는 팀이 1위에 오른다.
기술 부문은 각 팀의 차량에 대한 독창성, 연구개발, 안전성, 편의성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민경덕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은 "자작 자동차대회는 자동차 산업의 인력 양성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큰 축"이라며 "대회 기간 학생들 간 자발적인 기술 네트워킹이 이뤄지고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공동주최에 나서 차량 성능 테스트 및 기술 컨설팅(현장닥터) 등을 지원했다. 민 회장은 "자작 자동차는 법적으로 시험주행 할 수 없어 그간 학생들은 대회에 와서야 시동을 처음 걸어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지원 덕에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면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열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비싼 레이싱복 대신 군복입고 트랙 올라…경기 결과엔 '희비 교차'
한국자동차공학회 주최…민경덕 회장 "인력양성·생태계구축에 더 많은 지원 필요" "배터리 에러로 중간에 차가 멈춰 아쉽게 완주를 못했습니다. 팀원들이 많이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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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전북 군산새만금자동차경주장에서 열린 '2023 한국자동차공학회(KSAE)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에 참가한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18학번 김범수 씨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김씨는 "논문과 과제를 병행하면서 밤을 새워 제작하고 사비도 많게는 1천만원 단위까지 들인 차량인데, 한순간에 대회가 끝나버려 허무함 등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장은 학생들이 설계부터 디자인, 용접까지 손수 한 수십 대의 자동차 배기음으로 채워졌다.
지난 2박 3일간 전국 67개 대학(104개 팀) 소속 2천300여명의 대학생이 참여했다.
주차장 한쪽 정비구역에 쌓인 각종 음료수와 용접 기구, 슬리퍼, 버려진 양말 등은 그동안의 '열전'을 말해줬다. 차량에서는 학생들의 고뇌와 손때가 묻어났다.
차체에 팀원들의 이름을 적거나 학교 상징물을 그려 넣어 개성을 뽐냈고, 급하게 땜질한 듯 다소 완성도가 부족한 내부도 엿볼 수 있었다.
비싼 레이싱복을 구할 수 없어 단열 및 방화 기능이 있는 군복을 입고 경기에 임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자동차의 움직임에 따라 학생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완주한 드라이버가 코스 밖으로 나오는 모습에 헬멧을 치며 환호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차량에 문제가 생겨 주행을 멈추자 끝내 눈물을 터뜨린 학생들도 있었다.
2년 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는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황남주(26) 씨는 "대회를 3일 앞두고 동력계에 고장이 나 군산으로 내려오는 날까지 계속 조립했다"며 "정작 브레이크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검차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렇지만 황씨는 "팀원들과 함께 천안에 위치한 후원업체를 찾아가 한 달 동안 밖에서 자며 차를 만든 기억 등 앞으로 되새길 에피소드가 너무 많다"며 미소를 보였다.
후배들의 경기를 보러 온 국민대 졸업생 황윤재(26) 씨는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열정과 추억을 깊이 간직해 더 크게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하는 대학생 자작 자동차대회는 지난 2007년 시작돼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대회 종목은 바하 경기, 포뮬러 경기, 기술 부문으로 나뉜다.
모든 경기는 안전 및 제동력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참가할 수 있다.
바하 경기는 1.2㎞의 오프로드 트랙에서 가장 많은 바퀴 수(랩)를 기록하는 팀이 우승하는 방식이다.
포뮬러 경기에서는 배기량별로 클래스를 나눠 직선·회전·헤어핀 등 구간으로 구성된 20㎞ 내외의 트랙을 가장 빠른 시간에 주행하는 팀이 1위에 오른다.
기술 부문은 각 팀의 차량에 대한 독창성, 연구개발, 안전성, 편의성 등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민경덕 한국자동차공학회장은 "자작 자동차대회는 자동차 산업의 인력 양성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큰 축"이라며 "대회 기간 학생들 간 자발적인 기술 네트워킹이 이뤄지고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공동주최에 나서 차량 성능 테스트 및 기술 컨설팅(현장닥터) 등을 지원했다. 민 회장은 "자작 자동차는 법적으로 시험주행 할 수 없어 그간 학생들은 대회에 와서야 시동을 처음 걸어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지원 덕에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며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면 학생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열정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