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범 주가봉 대사 "수도 리브르빌서 총성…교민안전 확인중"

중부 아프리카 가봉의 군부가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고 권력을 장악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현지주재 한국대사관이 교민 안전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송범 주가봉 대사는 3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오늘 새벽 5시30분께 군부가 TV 방송을 통해 군부의 권력장악 발표를 확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수도 리브르빌 북부에 있는 대사관에서도 간간이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 대사는 "군부 발표 이후 교민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했고 전화 통화도 잘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봉에 체류 중인 우리 교민은 45명(대사관 직원 12명 제외)이며, 이 가운데 39명이 수도 리브르빌에 거주하고 있다. 앞서 가봉 군 고위 장교들은 이날 국영 방송에 출연해 "모든 안보·국방력을 대표하는 우리가 권력을 장악했다.

가봉 공화국의 국가 기관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이어 "최근 선거 결과는 신뢰할 수 없으므로 결과를 무효로 한다"며 "가봉 국민의 이름으로, 현 정권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평화를 지키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들 군 수뇌부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국경을 폐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가봉 당국은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 결과 현 봉고 대통령이 64.2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야권의 온도 오사(69) 후보는 30.77%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율은 56.65%였다.

봉고 대통령은 42년간 장기 집권한 아버지 오마르에 이어 지난 2009년 권좌에 올라 14년간 가봉을 통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