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 자국 내 리스크 피해 해외 펀드로 몰려

해외 합법투자 QDII 펀드 작년보다 7개 많은 38개 출시돼
中 떠나는 제조업체, 인도 스타트업과 협업 모색
중국 투자자들이 자국 증시 약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하락 등에 실망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해외 자산 투자상품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자금의 해외투자 통로 가운데 하나인 '적격 국내기관투자자'(QDII) 제도에 따라 발행된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에 개인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러한 QDII 상품 투자자들이 최근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홍콩 증시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과 일본, 심지어 신흥 시장인 베트남과 인도 투자가 가능한 펀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지난해 22%나 폭락한 후 올해에도 2% 정도 하락하는 등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낸 데다 위안화도 올해 미국 달러 대비 5% 넘게 하락했다. 이에 비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4.3%와 약 30% 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모두 38개의 QDII 펀드가 출시돼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 출시된 펀드 31개를 넘어섰다.

또 1천655억 달러(약 218조 원) 규모의 전체 QDII 쿼터가 거의 소진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자국 대출기관에 역외 채권을 통한 자금 유출을 축소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의 베키 리우 중국 거시전략책임자는 QDII 쿼터 발행이 둔화하고 규제당국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해외투자를 억제할 수 있지만 최근 투자가 합법적인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자본 유출 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06년에 시작된 QDII 제도는 '역내 적격 유한파트너'(QDLP) 제도와 함께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주요 해외투자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자산관리협회(AMAC)에 따르면 최근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말까지 QDII 뮤추얼펀드가 총 255개에 달하고, 자금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4천억 위안(약 72조 원)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떠나는 제조업체들이 인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인도는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에 따른 반복적인 봉쇄와 서방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으로 중국을 대체할 대안을 찾으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유치 노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의 벤처캐피털들도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모색하는 인도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년 차인 인도 B2B(기업간 거래) 이커머스 스타트업 '제트워크'는 미국과 거래를 한 적이 없었으나 최근 자신들의 공급망을 활용해 미국 고객을 위해 손톱깎이부터 철골 프레임까지 공급하면서 인도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27억 달러(약 3조5천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인도가 전 세계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최근 인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인도에서 각종 자원을 조달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노력이 결합해 인도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국가가 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