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양천구 초등교사 지인 "3월부터 힘들어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 교사 A(38) 씨가 올해 담임을 맡은 후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고양시의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A씨의 지인 교사 B씨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의 남편을 통해 A씨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지난 3월 말 들었다"고 말했다.B씨는 "그 친구는 굉장히 똑똑한 친구였다"며 "복직을 오랜만에 한다고 해서 교재 연구나 아이들 지도 계획 등의 학급 경영에 큰 문제를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B씨는 "고인은 어려움이 닥치면 노력해서 극복하는 성실한 성격이었고 교감을 통해서도 교재 연구로 늦게까지 근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벽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요소는 (정상적인) 학급에서는 꽤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이 B씨와 A씨 학교 동료 교사 등의 증언을 토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육아휴직 후 지난해 2학기에 복직했을 때만 해도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하고 있었다.A씨는 지난해 교과 전담교사로 복직했는데 졸업생들이 올해 학교로 찾아올 만큼 학생들이 잘 따랐다고 한다.

그러던 중 올해 6학년 담임을 맡게 된 후 3월부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면서 연가와 병가 등을 썼고, 결국 7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질병 휴직까지 했다.

고인이 어려움을 토로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학교의 동료 교사는 고인의 학급이 다루기 힘든 학생들이 많은 학급이었다고 전했다.장대진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분위기가 쉽지 않아) 교과전담 교사가 들어가서 수업을 진행하기 힘들어했던 반이었다고 한다"며 "학부모 민원이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는 건은 없지만 고인 학급 자체가 힘들었다는 상황을 동료 교사가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9월 4일)를 앞두고 또다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자 교직 사회의 추모와 진상 규명을 향한 열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7주째 매주 토요일 열리는 교사 집회엔 전날 주최 측 추산 20만명이 참여했다.교사들은 4일에도 국회와 전국 시도교육청 앞 집회, 그리고 연가, 병가 등을 활용한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