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인 체육교사 사망 사건 관련 고소 학부모 소환조사

학부모측 "해당 교사 관리감독 의무 위반…자녀 망막 손상 심해 계속 치료해야"

지난 3일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용인 체육교사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교사를 고소했던 학부모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 분당경찰서는 용인시 모 고교 체육 교사 60대 A씨의 사망 사건과 관련, A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한 바 있는 학부모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B씨는 고소 취지와 같이 "A씨가 수업 중 해야 할 학생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자녀는 망막이 심하게 손상된 상태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앞으로 교장 및 동료 교사 등 학교 관계자 역시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A씨가 사망 당시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한 결과 A씨는 숨지기 10여일 전인 지난달 하순까지 여러 차례 B씨 측에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 통화에서 선처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지만, B씨 측은 자녀의 부상이 심각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휴대전화에서 B씨 측의 민원과 관련한 특별한 내용은 나온 것이 없다"며 "수사 중인 사건이라 더 이상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지난 6월 A씨가 체육 수업을 하던 중 자리를 비운 사이 학생 한 명이 다른 학생이 찬 공에 눈 부위를 맞아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크게 다치는 사고가 났다.

피해 학생 측인 B씨는 지난 7월 과실치상 혐의로 A씨와 공을 찬 가해 학생을 경찰에 고소했다. B씨는 A씨를 상대로 교육청에 감사 및 징계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석 일정을 조율해 오던 A씨는 지난 3일 오전 10시 35분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청계산 등산로 초입에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은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자신을 향한 형사 고소 및 민원 제기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지 등 자세한 사건 경위에 관해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