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청문회…與 "사법부 독립 지켜주길" 野 "국민에게 상처"(종합)

여야, 李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 신경전…내일 임명동의안 보고서 채택 논의
野 "'아빠찬스' 김앤장 압수수색"…與 "처가 청문회인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상대로 2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전날에 이어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이날도 이 후보자의 재산·자녀 관련 의혹을 파고들었고, 여당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가로막는다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미국에서 첼로 연주가로 활동하는 이 후보자 장녀의 국내 현금 자산 증가와 관련, 증여세 탈루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계좌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같은 당 서동용 의원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인턴으로 재직했던 이 후보자 장남의 채용 과정에 '아빠 찬스'가 쓰인 의혹이 있다면서 관련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는 김앤장 변호사들을 소환조사하고 사무실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대법원장의 자격을 증명하는 일인데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일국의 법무부 장관의 자격이 있는지를 증명한답시고 지난 검찰에서 보였던 행태, 왜 이 정부의 검찰은 해서는 안 되는 겁니까"라고 따졌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이던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이뤄졌던 검찰 수사를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자는 "범죄 혐의가 있다면 수사를 할 수도 있다"고만 답했다. 전혜숙 의원은 장녀가 무상으로 대여받아 사용 중인 고가 첼로의 취득 경위를 추궁했다.

이 후보자는 "소유자는 벨기에인으로 알고 있고, 이름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또 이 후보자 처가 회사인 '옥산'의 김형석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세워 이 후보자 가족이 이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증여받고 배당금을 지급받은 과정, 이 후보자 일가가 부동산을 분할 취득한 경위, 이 후보자의 회사 경영 관여 여부 등을 캐물었다. 박용진 의원은 "부자라고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후보자가 본인의 과실이라고 인정한 문제가 위법 사항이라는 것"이라며 "(비상장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하는데, 그 정도 재물에 관심 없는 듯한 태도 보이는 게 그마저도 갖지 못한 국민한테 상처 주는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은 "후보자가 어느 기고문에서 '자유의 수호에 있어서 극단주의는 결코 악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것 같다"며 "대법원장 후보가 되실 분이 극단주의까지 말하는 것을 보면 국민들은 두려워한다.

평등도 아니고 자유를 극단화시켜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가 '처가 청문회'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이 후보자에 '사법부 정상화'를 당부했다.

김형동 의원은 "장인어른으로부터 재산분배를 받아서 지분을 좀 갖게 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라고 재차 확인했고, 이 후보자는 "저는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겨냥해 "그동안 사법부 정치화가 너무 만연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은 이를 막아낼 적임자인지에 대해 관심 있다"고 강조했다.

전주혜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아쉬운 점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사법부의 독립을 제일 앞선에서 가장 용감하게 지켜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체회의에서 보고서가 채택되면 21일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

임명 동의에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임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오는 24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퇴임 이후 대법원장은 공석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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