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극우' 대선후보 "중앙은행 총재 임무는 중앙은행 폐쇄"

밀레이 "적임자 있다"…'달러화 주장' 경제학자 중용 천명
내달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떠오른 '거친 입' 하비에르 밀레이(52) 후보가 중앙은행 폐쇄와 달러화를 자신의 최대 공약으로 재차 강조했다. 밀레이 후보는 22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방송 '엘옵세르바도르' 인터뷰에서 "(제가 당선되면) 에밀리오 오캄포 교수를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할 것"이라며 "그는 중앙은행 폐쇄 임무를 맡게 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세마(CEMA·거시경제연구센터) 대학 교수이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연구원인 오캄포는 밀레이 후보의 핵심 책사 중 한 명이다.

'달러화: 아르헨티나를 위한 해결책'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오캄포 교수를 이미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할 인물"로 몇 차례 언급했던 그는 100%를 넘나드는 연평균 물가 상승률에도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는 중앙은행에 대해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의 "실패한" 통화 정책을 재차 비판하며 "알다시피 오캄포는 그곳(중앙은행)을 닫기 위해 거기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르헨티나 페소 대신 미국 달러를 쓰도록 하는 달러화 정책을 취임 즉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달러화는 과거 에콰도르에서 시행했던 방식대로 국민들에게 달러와 아르헨티나 페소 사용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세스는 오캄포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서 제시한 바 있다.

에콰도르는 2000년에 남미에서 처음으로 달러를 법정 통화로 채택한 국가다. 밀레이는 "우리 계산으로는 실물 경제에선 16개월 안에 점진적으로 모든 페소가 달러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달러화는 신기루'라는 서한 형태의 성명을 내 자신을 저격한 경제학자들에 대해 "그들은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대선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난 달 예비선거에서 세간의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밀레이 후보는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대선(1차)을 앞두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극단적 정책으로 커다란 사회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눈 밖에 있는 이들에 대해 다소 상스러운 용어까지 써가며 힐난하면서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하고 있다.

외신들은 그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지칭한다. 밀레이 후보 지지자들이 공사 자리 구분 없이 가장 많이 외치는 대표 구호에도 욕설이 섞여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