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키움증권, 영풍제지 사태로 주가 하락·실적 악화"(종합)

KB·삼성증권, 목표가 하향…"거래재개 뒤 하한가 횟수 늘수록 손실액 커져"
금융투자업계는 23일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의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에 대해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과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강승권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키움증권 종목 보고서를 내고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2만3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매수'를 유지했다.

영풍제지 미수금 영향으로 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9천500억원에서 7천310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4분기에 2천500억원의 비용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거래정지 전 3일 평균 거래대금이 3천46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수거래가 비정상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키움증권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판단된다"며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미수금으로 인한 손실액은 거래정지가 풀리고 반대매매가 종료된 이후 일차적으로 집계되며, 이후 변제 규모에 따라 최종적으로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쟁력 중 하나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는 점"이라며 "하지만 상한가 폭이 30%로 확대된 상황에서 증거금률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내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높아진 주주환원율을 감안할 때 이번 이슈로 인한 주가 충격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12만5천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담보주식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연속으로 하한가가 발생할 경우 반대매매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거래재개 이후 영풍제지 하한가 기록 횟수에 따라 손실 규모도 달라지며,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칠 경우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는 약 3천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신용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로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에 대한 근본적인 시장의 의구심이 발생 가능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주가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설 연구원은 "영풍제지의 모기업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차입한 사실이 있음을 감안했을 때 채권 은행의 추가적인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영풍제지 주가 추가 하락으로 키움증권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구원은 "최근 은행 금융사고 등 영향으로 내부통제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던 시기임을 고려하면 업권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부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키움증권의 미수금 확정 손실 규모와 실적 저하 여부,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체계화 여부, 평판 하락에 따른 영업기반 훼손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신용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신평은 "키움증권은 미수거래 가능 종목의 범위가 넓고 증거금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용공여·미수금 등 위탁거래 관련 이자수익 역시 매년 3천억원 수준"이라며 "이번 사태의 파급효과가 위탁매매 점유율 하락, 이자수익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면 회사의 중장기적 이익 안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