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국감 '후폭풍'…'블랙리스트' 논란 재점화

시민단체 "국회 청문회해야"…도교육청 "경찰이 무혐의 결론"

국회 교육위원회의 충북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청주흥덕) 의원이 단재교육연수원(이하 연수원)의 특정 강사배제 의혹을 거론하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이 재점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의혹은 지난 1월 김상열 전 연수원장이 "도교육청 정책기획과로부터 연수 강사에 대한 의견이 USB로 연수원에 전달됐다.

작년 연수 강사 800여명 중 300여명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취지의 폭로를 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 사건을 수사한 뒤 지난 3월 불송치 결정을 했고,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강등된 김 전 원장의 소청도 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각되면서 논란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 18일 국감에서 도 의원이 "도교육청이 연수원에 붉은색과 노란색을 칠한 (블랙리스트) 강사 명단을 내려보냈다"며 "도교육청과 교육감이 업무보고 등을 통해 특정 강사를 배제하도록 연수원에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충북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교육연대 등 충북지역 30여개 교육·시민단체는 25일 "진상조사를 위해 국회는 청문회를 하고, 교육부는 감사에 나서라"고 촉구하며 블랙리스트 의혹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들은 "도교육청과 교육감이 연수원 규정에 어긋난 반복적인 개입과 압력을 통해 특정 강사를 배제한 것은 직권남용"이라며 "블랙리스트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 더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도교육청은 이 논란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의 수용 의사까지 밝히며 반격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이날 반박 자료를 통해 "경찰은 지난 3월 '도교육청이 강사 선정 목록작성에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감에서는 교육감이 이런 설명을 충분히 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미 마무리된) 블랙리스트 의혹의 제기로 교육행정력이 낭비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통해서라도 제기된 의혹이 명백히 밝혀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충북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와 학교학부모연합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연수원 강사 배제 논란이 장기간 이어져 교육 가족이 큰 혼란을 겪고 있으나 도 의원은 국감에서 교육 현안보다 블랙리스트 의혹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며 논란에 가세했다.

이들은 "지금은 블랙리스트 의혹보다 도교육청의 보통교부금 대폭 삭감에 따른 교육재정 등을 걱정해야 할 때"라며 "교육의 미래를 위해 교육청, 시민단체,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