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벨문학상 작가가 말한 전쟁의 시대 문학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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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예비치 "전쟁 희생자, 통계 아닌 진짜 사람들…아이들 영혼 지켜내야"
르 클레지오 "행동 늘 어렵지만 평화로 가는 길 쟁취해야" "푸틴은 전쟁의 희생자들을 단순히 통계수치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통계가 아니라 진짜 사람들입니다.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이들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합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 위기의 시기에 문학이 폭력을 이길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겁니다.
"(르 클레지오)
25일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DMZ 평화문학축전에서 만난 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위기의 시대에 문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한 말이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나라를 지키고 국가가 이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즉, 아이들의 영혼을 지켜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여성의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어떤 소도시를 해방했을 때 지하에 아이들이 한 달 가까이 굶주린 채로 숨어 있었어요.
무슨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여성의 시선에서 전쟁은 대단히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짐승이 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해요.
"
벨라루스인 부친과 우크라이나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시예비치는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는 독특한 문학 장르의 창시자로 꼽힌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 수많은 관련자를 인터뷰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작품을 쓴다.
대표작으로는 2차대전 당시 여성들에게 가해진 만행을 고발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이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에서도 하마스가 어린 여자아이를 가두고 고문했다는데 이런 일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사악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이 이런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문학이 이 어려운 위기의 시기에 폭력을 이길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은 작가들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말을 하기는 쉽고, 행동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나 우린 평화로 가는 길을 쟁취해야 한다"면서 "작가들도 평화에는 '예'라고, 전쟁에는 '아니오'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몽상가들입니다.
언제나 인류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요.
미래를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데, 이웃과 친구, 동료와 미래를 믿는 것이 문학입니다.
문학은 이 위기의 시기에 폭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
소설 '황금물고기', '사막' 등을 쓴 르 클레지오는 물질문명에 희생된 왜소한 인간상 등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가로 꼽힌다.
그는 제주 4·3의 비극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제주와 서울에 관한 소설들을 발표하는 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로도 유명하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의미의 평화를 넘어 더 큰 평화를 이루는 데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상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대담자로 나선 그는 "적대감을 걷어내고 평화를 가는 길을 보여주고 희망을 찾는 게 예술"이라고 짚고, "경기도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의미의 평화가 아니라 세대와 생태를 아우르는 근본적 평화를 만들어가야 할 임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주최로 지난 24일 개막한 DMZ 평화문학축전은 26일 막을 내린다. 염 부지사는 "파주는 접경지역에서 가깝고 출판·인쇄문화의 새 전형을 만들어가는 곳이라 문학축전 개최가 경기도로서도 뜻깊다"며 "앞으로 행사를 더 크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르 클레지오 "행동 늘 어렵지만 평화로 가는 길 쟁취해야" "푸틴은 전쟁의 희생자들을 단순히 통계수치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통계가 아니라 진짜 사람들입니다.
여성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이들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합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 위기의 시기에 문학이 폭력을 이길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겁니다.
"(르 클레지오)
25일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DMZ 평화문학축전에서 만난 두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위기의 시대에 문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한 말이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벨라루스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나라를 지키고 국가가 이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즉, 아이들의 영혼을 지켜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여성의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어떤 소도시를 해방했을 때 지하에 아이들이 한 달 가까이 굶주린 채로 숨어 있었어요.
무슨 말로 그들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여성의 시선에서 전쟁은 대단히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건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짐승이 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해요.
"
벨라루스인 부친과 우크라이나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시예비치는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는 독특한 문학 장르의 창시자로 꼽힌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 수많은 관련자를 인터뷰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작품을 쓴다.
대표작으로는 2차대전 당시 여성들에게 가해진 만행을 고발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이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에서도 하마스가 어린 여자아이를 가두고 고문했다는데 이런 일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사악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예술이 이런 어려운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하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는 "문학이 이 어려운 위기의 시기에 폭력을 이길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은 작가들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말을 하기는 쉽고, 행동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나 우린 평화로 가는 길을 쟁취해야 한다"면서 "작가들도 평화에는 '예'라고, 전쟁에는 '아니오'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몽상가들입니다.
언제나 인류의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요.
미래를 믿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데, 이웃과 친구, 동료와 미래를 믿는 것이 문학입니다.
문학은 이 위기의 시기에 폭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
소설 '황금물고기', '사막' 등을 쓴 르 클레지오는 물질문명에 희생된 왜소한 인간상 등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가로 꼽힌다.
그는 제주 4·3의 비극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제주와 서울에 관한 소설들을 발표하는 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한파 작가로도 유명하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의미의 평화를 넘어 더 큰 평화를 이루는 데 경기도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상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대신해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대담자로 나선 그는 "적대감을 걷어내고 평화를 가는 길을 보여주고 희망을 찾는 게 예술"이라고 짚고, "경기도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의미의 평화가 아니라 세대와 생태를 아우르는 근본적 평화를 만들어가야 할 임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주최로 지난 24일 개막한 DMZ 평화문학축전은 26일 막을 내린다. 염 부지사는 "파주는 접경지역에서 가깝고 출판·인쇄문화의 새 전형을 만들어가는 곳이라 문학축전 개최가 경기도로서도 뜻깊다"며 "앞으로 행사를 더 크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