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프런트 이심전심…단장 확정되면 롯데 새판 본격화

김태형 감독 "외국인 투수 2명은 잔류, 타자는 교체" 요청
코치진 인선도 마무리 단계…포스트시즌 끝나고 일괄 발표 예정
새롭게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55) 감독은 지난 25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선수단 첫 상견례를 마치고 새 시즌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구상을 가감 없이 밝혔다. 김 감독은 아직 구단과 공식적으로 나눈 대화는 없다고 전제한 뒤 "(찰리 반즈와 에런 윌커슨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이 되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올해 롯데에서 2년 차 시즌을 보낸 반즈(29)는 30경기에서 170⅓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8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고 후반기에는 안정적인 투구로 새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윌커슨(34)은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입단, 13경기에서 7승 2패 79⅔이닝 평균자책점 2.26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만 제외하면 모든 세부 지표가 에이스로 손색없는 선수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수없이 봐왔지만, 아무리 기록이 좋아도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너무나 안 좋은 성적이 나오는 선수가 있다. 이 두 선수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선수가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안정적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재계약 의사를 드러냈다.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31)에 대한 판단도 끝났다.
타율 0.295로 타격 정확도는 보여줬으나 50경기에서 홈런이 하나도 없고, 실책은 13개나 저질러 낙제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외국인 타자는 그냥 바꾼다고 생각한다.

고민 안 했다.

수비가 안 돼서 활용 가치가 떨어진다"며 "장타력이 좋은 선수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외국인 투수 2명은 그대로 재계약하고, 외국인 타자는 장타력이 있는 선수로 영입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한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새 감독이 일찌감치 의사를 드러내는 게 업무를 추진하는데 수월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구단 내부에서도 외국인 선수는 감독님 말씀대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대로 추진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현장과 프런트의 의사소통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이제 시작이지만, 김 감독의 시원시원한 발언과 이를 받아들이는 프런트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

롯데의 다음 과제는 새 단장을 선임하는 것이다.
야구인 출신 1명, 비 야구인 출신 1명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구단 수뇌부는 선수단에 관한 폭넓은 이해와 현장과 의사소통 능력을 우선순위로 놓고 단장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프리에이전트(FA), 2차 드래프트 등 본격적인 스토브리그 전략 수립도 새 단장이 오고 난 뒤에야 가능하다.

새 감독을 보좌할 '김태형 사단'은 한국시리즈가 완전히 끝나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대부분 인선은 마쳤으나 롯데에 합류할 1군 코치진 가운데 일부는 현재 소속 팀의 포스트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롯데행이 결정된 코치는 김민재 전 SSG 랜더스 코치, 주형광 전 롯데 코치 등이다.

김민재 코치는 수석, 주형광 코치는 투수 등 1군에서 가장 중요한 코치 자리를 맡을 예정이다. 롯데 구단은 포스트시즌이 완전히 끝난 뒤 한꺼번에 2024시즌 코치진을 확정해 발표할 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