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폰플레이션", "호갱요금제" 질타에 몸낮춘 기업들(종합)

삼성전자 "연말 40만원대 폰 출시", SKT "5G 단말기 LTE 요금제 허용 검토"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는 가계통신비 부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 의원이 '폰플레이션'(스마트폰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이라는 신조어로 참고인으로 출석한 제조사와 통신사를 압박했다.

무소속 하영제 의원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번갈아 두 자릿수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최근 연합뉴스 분석 등을 인용하며 "스마트폰값이 거의 수직으로 상승하다시피 증가했다"면서 "단말깃값이 오르면 자연스레 통신비가 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도 "통신비 부담이 크다고 할 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게 단말기 가격"이라며 다양한 가격대의 휴대전화 출시를 주문했고,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월급으로 최신 스마트폰을 사기도 쉽지 않다"며 소위 '리퍼폰'의 적극적인 보급을 촉구했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삼성전자가 유럽에서는 21종의 중저가폰을 내놓은 반면 국내에서는 11종밖에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10∼20대의 아이폰 선호를 거론하며 "등골브레이커의 계보를 잇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중고폰을 반납하면 새 스마트폰 가격 일부를 깎아주는 보상 프로그램 혜택이 미국보다 적다.

예를 들어 갤럭시 폴드4를 반납하고 폴드5를 구입하면 한국에서 보상금이 106만원이지만, 미국에서는 163만원"이라며 국내 소비자 역차별을 우려했다. 통신사 요금과 서비스에 대한 질타도 잇따랐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통신비가 4년 전보다 7% 오르는 동안 통신 3사 영업이익이 48% 급증했다며 "과도한 영업이익이 물가 상승을 유도하면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LTE가 5G보다 속도는 낮은데 훨씬 비싸서 'LTE 호갱요금제'라는 말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임원들에게 "성의를 다해 답변하지 않으면 국민 통신 요금 안정을 위한 청문회를 하고, 각 사 CEO(최고경영자)를 증인 채택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거듭된 지적에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한국에서 11개 중저가 모델이 출시됐고 가격은 29만∼79만원대"라며 "12월 전까지 KT와 40만원대 중저가폰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사장은 SKT 등 다른 통신사에서도 중저가폰 출시를 요청하면 출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환율과 원자재가 상승이 있어 제조 원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월가 절감 노력을 더해서 다양한 중저가폰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도 삼성전자에 중저가폰 출시를 요청하겠다면서 통신료 부담 완화를 위해 "5G 단말기에 LTE 요금제를 허용하는 부분을 굉장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45종의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국민 편익의 관점에서 더 노력해서 (국민의)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5G 단말기의 LTE 요금제 허용은 제가 작년 국감 때 이야기했는데 1년 동안 뭘 한 건가"라고 일침을 놨다.
/연합뉴스